정호성 "朴, 최순실에 문건 유출 지시 없었다… 내 실수"
정호성 "朴, 최순실에 문건 유출 지시 없었다… 내 실수"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1.16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기업친화적… 그만큼 기업 위해 애쓴 분 없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문건이 넘어간 것이 아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이같이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을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유출한 것이 박 전 대통령이 사안마다 지시한 것은 아니고 포괄적으로 최씨 의견을 들어보라고 해 문건을 보내게 됐다고 해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의견을 한번 들어보는 것이 어떠냐는 취지의 대통령 말씀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게 최씨에게 문건을 보내주라는 명시적 지시는 아니었다. 내 실수였다"고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부인했다.

또 "국정농단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최씨가 뭘 어떻게 했는지를 보고 굉장히 깜짝 놀랐다"며 "알았으면 일이 이렇게 되도록 놔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부탁을 해도 확실한 명분이 있지 않으면 들어주지 않으셨다. 최씨도 이 점을 알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은 24시간 일만 하셨고, 그저 관심 있는 것이 경제 살리기와 규제 개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정말로 기업 친화적인 분이며 기업을 위해 애쓴 분이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만 계속 얘기하셨는데 이번 사건이 발생해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인 KD코퍼레이션이 외국회사에 납품을 하고 대표가 경제사절단에 포함되도록 도와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정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이 각종 인사에 대해 먼저 최씨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하거나, 최씨에게 문건을 보낸 후 박 전 대통령에게 사후 보고를 하라고 한 적은 없다고 재차 강하게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기밀문건 누설 혐의의 공범으로 기소된 정 전 비서관은 작년 11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16일 법원의 구속영장 재발부에 반발을 표한 이후 재판을 보이콧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