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루터킹 데이' 옷입은 애플… 정작 애플 노동자 인권은 열악
'마틴루터킹 데이' 옷입은 애플… 정작 애플 노동자 인권은 열악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1.1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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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추모글로 홈페이지 도배
인권문제 제기시 '현지 제조사 책임' 떠넘기기 일수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옳은 일을 하는 데 적기는 없다(The time is always right to do what is right)"

애플이 15일 미국 인권 운동의 상징 격인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념하는 '마틴 루터 킹의 날(MLK' DAY)'에 홈페이지에 올린 킹 목사의 어록이다.

애플은 지난 2015년부터 이 기념일만큼은 킹 목사의 사진과 그의 명언 중 하나로 페이지를 장식한다.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킹 목사를 각별히 존경하고 기리는 것은 보기 좋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과연 애플이 지금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 특히 다양성과 인권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애플이 킹 목사의 유지에 충실한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IT 전문매체 벤처비트는 킹 목사의 역사적인 워싱턴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의 "흑인은 100년 전 법률적으로 해방됐지만, 사실은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거대한 물질 번영의 한 복판에서 외로운 빈곤의 섬 속에 살고 있다"고 말한 부분을 인용하면서 "킹 목사는 (인권 해방을 위한)법 개정뿐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매년 엄청난 수익을내면서 경영진과 주주들이 '돈파티'를 열고 있지만 정작 종업원들, 특히 중국의 애플 제품 생산 종사자들은 저임금에 허덕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킹 목사는 50년 전 최저 시급 2달러(요즘 시세로 15.88달러)를 요구했지만, 지난 2016년 '중국노동감시'에 따르면 중국의 애플 공급업체 노동자는 그 당시 최저 시급도 되지 않는 1.6달러의 시급을 받고 있다고 벤처비트는 말했다. 그동안 인권단체들은‘애플이 설계하고 중국에서 만드는’대부분의 애플 제품 생산자들이 저임금과 과도한 초과 근무, 열악한 기숙사 조건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개선을 촉구해왔다.

애플은 이런 문제가 제기되면 ‘현지 제조업체의 책임’이라고 떠넘기면서 상황 개선을 위한 노력의 하나로 매년 '공급업체 책임 보고서'라는 것을 작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