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입상권 종목이었다면 개막을 한 달도 안 남기고 정부가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겠느냐. 선수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
통일부가 지난 9일 가진 남북 고위급 정삼회담에서 북측에 이번 평창 동계 올림픽에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추진을 제안한 것을 두고 비난이 거세다.
남북 단일팀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단일팀 구성은 우리 선수 23명은 그대로 유지되고 ‘플러스알파’를 가지고 논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문제부 관계자는 아이스하키 종목 특성상 1~2분 간격으로 선수가 교체되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받는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는 아이스하키라는 경기를 전혀 이해하지 않고 하는 발언이다. 1분 안팎 간격으로 선수들이 끊임없이 교체되는 아이스하키 경기는 ‘조직력’을 생명으로 한다.
우리 선수들도 ‘팀워크’를 쌓는데 경기 준비를 집중해왔다. 대회를 한 달도 안 남겨둔 현 시점에서 북한 선수들이 추가되는 것은 대표팀이 준비해온 팀워크에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일팀이 확정되면 기존의 조직력, 경기 운영 전략 등을 다시 새롭게 짜야한다.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선수들의 땀과 눈물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분단국가라는 뼈아픈 현실 아래, 30년 만에 우리나라에 찾아온 이번 올림픽 대회에 북한의 참여는 한반도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받아 마땅하다.
게다가 남북 단일팀 구성이 성사되면, 대회 흥행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남북 화해 분위기를 돋우는 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정부의 일방통행에 올림픽만을 꿈꾸며 많은 시간을 성실히 노력한 선수들이 희생되는 것은 곤란하다.
올림픽 정신에는 평화와 화합 외에도 ‘평등’이 들어있다. 부디 정부가 선수들이 흘린 땀을 ‘평화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모양새가 나오지 않길 바래본다.
[신아일보] 박정원 기자 jungwon9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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