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도심 한 번에 뚫어볼까?…'도로 입체화' 주목
답답한 도심 한 번에 뚫어볼까?…'도로 입체화' 주목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1.1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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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용지 확보 어려운 대도시권 도로상부 활용도↑
보스턴·도쿄 등 세계 곳곳서 다양한 유형으로 추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상부공간을 활용해 지난해 11월 개장한 국내 최초의 상공형 휴게소 '시흥 하늘 휴게소'.(사진=도로공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상부공간을 활용해 지난해 11월 개장한 국내 최초의 상공형 휴게소 '시흥 하늘 휴게소'.(사진=도로공사)

대중교통과 지하철, 도로망 등 교통인프라의 지속적 확충에도 불구하고 서울 등 대도시의 교통체증 문제가 계속되면서 지상도로를 지하화 하는 방안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로가 지하화 될 경우 기존 도로로 사용되던 지상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도시환경을 개선하는데도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실제 미국 보스턴과 일본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도로 입체화가 진행됐다.

15일 국토연구원 윤서연 책임연구원은 '도시공간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도로 입체개발의 해외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최근 대도시권 교통정체 개선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는 도로 입체화 추진시 고려해야 할 점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대도시권의 혼잡은 가중되고 있으나 지상에서는 도로용지의 확보가 어려워 도시 내 도로 용량 확대가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하도로 건설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확보된 상부공간을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로공간의 입체적 개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도로를 지하화함에 따라 생겨난 도로 윗 공간은 도시재생 또는 공동주택, 문화관광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대도시의 교통정체 개선과 도시 내 부지 마련의 필요성 등으로 도로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유형들이 있는데 우선, 기존 도로를 지하화 하고, 그 상부공간을 활용하는 가장 일반적 형태가 있다.

미국 시애틀의 알라스칸 하이웨이와 스페인 마드리드 M30 도로는 지하화된 도로 상부의 공원화를 추진했고, 일본 도쿄 토라노몬은 지하도로 상부에 랜드마크 빌딩을 지어 낙후된 주변지역 재생에 기여했다.

기존 도로의 지하화 없이 상부공간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도로는 지하화하지 않고 도로 상부를 덮어 개발하는 유형으로, 단절된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생활권과 상권을 개선할 수 있다.

미국 보스턴 I-90 상부개발 사업을 통해 지상도로인 I-90 상부에 대단위 상업·업무용도 개발이 이뤄졌고, 시애틀 I-5 고속도로 상부에는 공원과 컨벤션센터가 건설돼 있다.

이 외에도 도시 전체를 거대한 복층구조로 설계해 도로와 철도, 주차장 등 모든 교통관련 시설을 지하화 한 경우도 있다.

다만, 보고서는 도로 입체개발 정책은 교통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도시환경 개선을 폭넓게 고려해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시문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녹지공간 확보와 단절된 생활권의 연결, 도심 내 신규용지 확보 등 폭넓은 맥락을 고려해 거시적 정책방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공공투자의 공공성 확보방안과 민간재원 활용시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민간에 의해 도로의 입체적 개발이 추진될 경우 부동산시장의 변동이 사업추진에 위험요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서연 책임연구원은 "부동산시장 환경의 변동이 사업 추진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부동산 경기 및 개발지의 입지요건 등을 면밀히 분석해 재원확보 방안을 포함한 추진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