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는 여성 연간 유산율 23%… 가정주부 1.3배
직장에 다니는 여성 연간 유산율 23%… 가정주부 1.3배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1.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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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종사 여성 1.47배 유산 위험 높아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연간 유산율이 23%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가정주부 등 비근로 여성 유산율의 1.3배 높은 수준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김은아 직업건강연구실장 연구팀은 2013년 한해 동안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전업주부 등)로 각각 등록된 여성의 임신 43만343건과 출산 34만88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는 논문을 15일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직장가입자, 즉 직장에 다니는 여성의 연간 유산율은 23.0%로 직장에 다니지 않는 여성(피부양자)의 19.1%보다 3.0% 포인트 더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전체적인 유산(인공유산, 치료유산 제외) 위험도는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다니지 않는 여성의 1.26배였다.

임신 20주 이전에 질 출혈이 생기는 '절박유산'의 경우도 직장 여성이 비직장 여성의 1.38배 많이 발생했다. 또한 조산 위험과 태아발육부전 위험도는 같은 조건에서 각각 1.1배, 1.19배 더 높은 것으로 연구됐다.

산업별 유산 위험은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이 1.47배로 가장 높았다. 이는 육체노동과 불규칙한 근무시간, 여러 화학물질 노출 등이 생식 과정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 뒤로는 제조업 1.35배,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사, 간호사, 방사선 작업종사자 및 기타 의료인 등) 1.33배, 도소매업과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화학물질, 박테리아, 방사성동위원소에 노출되는 실험실 근로자) 1.29배였다.

게다가 화학물질을 쓸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추정되는 교육서비스업과 금융업 종사 여성도 직장에 다니지 않는 여성보다 유산 위험도가 각각 1.12배, 1.18배 높게 나왔다. 임신 중 직장을 다니는 것 자체가 유산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를 진행한 김은아 실장은 "갈수록 출산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모성보호시간 등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이 여성근로자의 임신 및 출산 관련 생식보건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간접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근호에 실렸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