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I로부터 평창올림픽을 지켜라
[기자수첩] AI로부터 평창올림픽을 지켜라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1.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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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과거에는 생소하기만 했던 '고병원성 야생조류 인플루엔자(AI)' 소식이 몇 년 전부터 해를 거르지 않고 들려온다. 가금류 농가들은 겨울만 되면 살처분이라는 고통스런 연례 행사를 치뤄야 할 정도다. 

작년만 해도 겨울 닭과 오리 등 3000만마리가 훌쩍 넘는 가금류가 땅에 묻혀 농가 입장에서는 피해액만 1조원에 달하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었다.

이번 겨울에도 어김없이 AI가 한반도에 상륙했다. 지난해 11월 전북 고창을 시작으로 전남 영암과 전북 정읍에 이어 가장 최근인 지난 7일에는 전남 나주 오리농가에서 AI가 발생됐다.

방역당국은 초 긴장상태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원 지역에 AI가 들이닥칠 경우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지구촌 행사가 최악의 사태를 맞을 지도 모른다. 전염성이 강한 AI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선수들과 관람객들이 이동을 제한하거나 일일이 소독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의 불편함을 피할 방도가 없다. 자연히 올림픽 흥행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10월부터 '평창올림픽 대비 AI 방역'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방역 태세를 유지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AI라는 창은 정부의 방패보다 강했다.

작년 11월 전남·북과 제주 지역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고병원성 AI는 최근 충남과 경기 지역으로 북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강원도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부는 사전 예방적 방역 조치로 강원지역에 대해 AI 바이러스 발생지역의 가금류 반입 전면 금지와 소독시설 확대 운영 등으로 방역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지만, 불안함을 거둬들이기는 쉽지 않다.

어찌됐건 올 겨울에도 조류독감은 찾아왔다. 그 동안 국가적으로 총력을 기울여 준비했던 평창 올림픽이다. 

이제 AI가 강원도로 가는 길목을 정부와 지자체, 모든 국민이 하나로 뭉쳐 차단해야 한다. AI 방역은 성공적 올림픽을 위해 넘어야 할 가장 중요한 관문 중 하나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