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촌철살인 멘트로 트위터 여론 조작' 지침 내려
원세훈, '촌철살인 멘트로 트위터 여론 조작' 지침 내려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1.1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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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 재판서 사이버 외곽팀 지침 문건 공개
"주말에도 아고라 보며 직원들 질책" 진술 나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재직 시절 사이버 외곽팀의 트위터상 여론 조작 활동에 대해 ‘프로필에 신상정보를 올려 신뢰감을 높이고, 촌철살인 멘트로 리트윗을 유도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공판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유 전 단장은 원 전 원장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심리전단과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의 여론 조작 활동에 국가 예산을 지원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트위터 외곽팀은 주로 젊은 계층 위주로 구성됐고, 이들의 활동비는 팔로워 수에 따라 차등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 전 원장의 이러한 지침은 지난 2009년 2월 취임한 뒤 심리전단의 첫 번째 국내 임무로 ‘좌파 무력화’를 꼽았다는 사실이 같은 문건을 통해 밝혀지면서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르면 당시 심리전단은 좌파 무력화외에도 전교조 해악성 폭로·고사 유도, 건전 보수단체 측면지원, 차세대 보수 세력 육성으로 대통령 국정 뒷받침 등의 내용을 국내 심리전 활동의 가장 중요한 임무로 보고했다.

원 전 원장이 여론 조작 활동에 특별히 신경을 쓰면서 직접 직원들을 닦달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외곽팀을 관리한 황모(구속기소)씨는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원 전 원장이 주중도 아니고 주말에 인터넷 아고라를 보다가 유 단장에게 전화해 '대응 잘하고 있는 거냐'며 질책했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질책 이후 심리전단 전 직원이 동원돼 주말근무를 했을 뿐만 아니라 외곽팀 직원들까지 동원해 ‘양적 측면’을 신경썼다는 것이 황모씨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