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에 질색하는 北… 여전히 난제로
'비핵화'에 질색하는 北… 여전히 난제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1.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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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선권, 남북 고위급회담서 강하게 항의
美 "다음 단계 한반도 비핵화" 거듭 촉구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을 마친 뒤 평화의 집을 떠나며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왼쪽)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을 마친 뒤 평화의 집을 떠나며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남북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2년 만에 대화테이블에 마주앉아 북한의 평창올림픽 대규모 선수단 파견 및 남북 군사당국간 회담 재개 등에 합의한 가운데,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은 지난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평창올림픽 계기에 북한 대표단이 방남하는 것을 문서로 협의 △군사당국회담을 개최 △'민족 문제는 민족끼리 푼다'는 취지의 보도문에 합의했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참가 이외에도 군사당국회담 개최 등 성과를 냈지만 '비핵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장차가 드러났다.

회담에서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남측의 비핵화 대화 필요성 거론을 겨냥해 강하게 항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것이며 이를 조건에 둔 대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미국 백악관은 9일(현지시간)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을 종식하는 게 어떤 가치를 갖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라며 "다음 단계는 우리의 최우선 순위인 한반도 비핵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를 거듭 촉구한 셈이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미국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열린 한국과 북한의 회담을 환영한다"며 이번 회담의 목적을 '평창'에 국한하는 시각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신중한 기류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우리 정부는 긴밀한 한미공조 속에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남북대화가 비핵화 국제공조를 해치지 않을 것임을 미국에 확인시킴과 동시에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중국과 함께 북한과 미국 양측을 설득해야 하는 셈이다.

우리 정부는 남북문제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평화를 위한 과정이자 목표"라며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우리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결국 이번 회담은 남북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트는 데는 기여를 했지만 차기 회담이나 접촉에서 북핵문제를 여전히 난제로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