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도 꽤나 어려운 것 같다. SNS를 통해 여러 사람으로부터 상담을 받는다. 내가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에 관련 글을 종종 올리기 때문이다. 하나같이 공통점은 있다. 스펙이 좋고, 전 직장 경력이 화려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50년대 생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60년대 초반도 드물고, 65~70년생이 가장 많다. 우리 나이로 49~54세. 돈도 가장 많이 들어갈 시기다. 이런 때 직장을 나왔으니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도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다. 입사 원서도 넣고, 면접도 자주 본다고 한다. 그런데 발길을 돌리기 일쑤라고 허탈해 한다.
가장 걸림돌은 나이. 사실 한창 일할 수 있는데도 제일 먼저 나이를 살펴본단다. 69년생의 얘기를 들어본다. 헤드 헌팅 회사의 문도 두드렸단다. 그의 스펙만 놓고 보면 흠잡을 데가 전혀 없다. 이른바 명문 대학을 나왔고, 대기업 임원으로 있었다. 헤드 헌팅 회사로부터 들은 답은 이렇다. “나이가 좀…”. 나이가 많다는 얘기다. 쉰 살도 많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정도다.
최근엔 만 40세 명퇴 뉴스도 올라왔다. 금융권 얘기다. 올해도 연초부터 은행권에 희망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은행 측의 설명을 들어본다. “점포와 인력 구조조정으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만 40세도 희망퇴직으로 짐을 싸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5일까지 근속연수 15년 이상, 1978년생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KB국민은행도 지난 2일까지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과 2020년까지 임금피크제 전환예상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신청자만 수백 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은행을 떠난 직원 수는 4600여명에 달한다. 국민은행(2795명)에 이어 우리은행 1011명, 농협은행 534명, 신한은행 280명 순이다. 시중은행 6곳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기준 6만6679명으로 3년 전인 2014년에 비해 1만 명이 줄었다. 은행 서비스의 디지털화로 점포 감축이 불가피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 순서를 밟고 있다.
사실 퇴직자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 줄 회사는 거의 없다. 그만큼 재취업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서도 수십 군데 내고, 면접도 여러 차례 봤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일자리는 적고, 구직자가 넘쳐나니 급여 등 대우는 낮아지면서 경쟁률만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선순환은 기대할 수 없다. 구직자들이 점점 악조건에 노출된다고 할 수 있다. 악순환만 계속 되고 있는 셈이다.
나 역시 같은 조건에 놓여 있었던 적이 있다. 작년 10월 기자생활 30년을 마감하고 인생2막을 시작했다. 운 좋게도 교육기업 휴넷을 거쳐 지금 와이디생명과학에 와 있다. 비결은 한 가지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했다. 그럼 길이 열린다. 자기와의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