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년 만의 대화… '관계 개선'까지 의제 확대될까
남북, 2년 만의 대화… '관계 개선'까지 의제 확대될까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1.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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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내일 10시 판문점 ‘평화의집’서 회담 시작… 실무차원 논의가능성
'관계개선'으로 넘어가면 진전 어려워… 합의 가능 의제 먼저 논의할 듯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한 남북 고위급 회담이 2년여 만인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다.

평창 관련한 의제가 중심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나 '남북관계 개선' 등 논의의 폭은 넓다.

8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 전체회의가 열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리 측 지역에서 회담이 열리는 만큼 북측에 편의 제공에 관한 실무 차원의 논의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 의제에 대해 통일부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북한의 참가 논의에 집중을 하면서 평화올림픽을 위해서 북한에 제의한 사항들을 중심으로 해서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외에 남북관계 개선의 상호 관심사항, 특히 7월 17일 제의한 시급성이 있는 그런 부분들에 대해 중심적으로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날 남북회담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주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북관계 개선 방안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평창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선수단 입국 경로와 개·폐회식 공동입장 등이 주요 의제다.

이에 대해선 남북이 크게 부딪칠 일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다만 우리 정부는 북한 선수단의 육로 방남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위해선 군부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표단 파견 용의'를 밝힌 것과 관련, 어떤 성격일지도 관심사다.

응원단이나 예술단 등을 보낼 가능성이 있는데, 대표단장으로 혹은 대표단과 별개로 정치적 인물이 내려올 수도 있다.

의제가 '남북관계 개선'으로 넘어가게되면 진전을 이루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북제재 기조하에서 경제 협력 관련 논의와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위한 논의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개성공단 가동 여부와 우리 정부의 경제적 지원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벗어날 위험이 있다.

북측은 단골 이슈인 한미연합훈련 중단, 미국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따른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요구할 수 있다.

북한이 수긍할 가능성은 희박하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한의 논리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앞으로 북미대화나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질 여지를 타진해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이산가족 상봉, 민간교류 확대, 6·25 전쟁 유해 송환, 올림픽 기간 동안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비교적 합의가 가능한 의제가 회담에서 먼저 오갈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올림픽 참가 및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큰 틀의 합의만 이룬 뒤 분야별 후속회담을 이어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북 정상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회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회담장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이어서 북측으로는 음성만 전송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