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양 유기 사건과 광주 3남매 화재 사망 사건 등 부모의 폭행, 유기로 인한 참극이 잇따르고 있어 우리 사회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인명을 무시하고 인권을 말살하는 사회범죄가 반복되고 있어 예방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지난해에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총 1만647건으로 저년 같은 기간 8972건과 비교할 때 18.7%나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건수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최근의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2만 건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아동학대 건수는 2013년 6796건, 2014년 1만27건, 2015년 1만1715건, 2016년 1만8700건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아동학대가 부모나 유치원 교사 등 대리양육자에 의해서 범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가해자별로 구분해보면, 부모인 경우가 7634건으로 71.7%에 달하고 그다음으로 어린이집·유치원·학교 교사 등 대리양육자 1601건(15.0%), 친인척 476건(4.5%)이었다.
7일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화제가 됐다.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2016년 10~12월에 2명, 지난해 11~12월에 3명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모집한다고 공고했지만 2년 연속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마침 8일 서울 557개 공립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이 학교별로 열린다. 올해 서울지역 초등학교 입학대상자는 7만7252명으로 작년 7만8867명보다 1615명이 줄었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대 감소 추세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다. 전국 초등 입학자 추이를 보면 1995년 62만5218명에서 2005년 62만4511명, 2015년과 2016년 각각 45만5679명과 43만5220명으로 감소세가 이어져 왔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출생아 수는 2만7900명으로 한 달에 태어나는 아이의 숫자가 3만 명도 안되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1~10월 누적 출생아수는 30만 6000명 수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대비 12.2% 줄었다. 아직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2017년 출생아수는 30만 명대 중반으로 사상 처음으로 4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 아이들은 사회와 국가의 미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실제 출생된 신생아를 기준으로 산출한 출산율이 1.2를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임시방편적 대책만 내놓고 있다. 2015년 인천 맨발 소녀 탈출 사건과 2016년 평택 원영이 사건 이후 정부가 아동학대 대책을 줄줄이 내놨지만, 학대는 늘고 어린 생명이 희생되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오는 4월부터 장기결석, 건강검진 미실시 등 각종 정보를 활용해 학대 의심 아동을 발굴하고, 발굴된 아동은 읍면동 복지센터로 연계해 공무원이 직접 가정방문을 하는 ‘위기아동 조기발견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동학대, 취학아동 급감 등 증상치료에만 집중한 대증치료보다 출산율 저하를 극복할 사회시스템 구축 등 보다 실효성 있고 강력한 대처 방안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