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사회적기업 꿈드래장애인협회 “장애인 일자리·자립 기반 형성에 큰 힘”
[기획] 사회적기업 꿈드래장애인협회 “장애인 일자리·자립 기반 형성에 큰 힘”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01.0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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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 회장 “꿈·노력·열정이 만들어낸 결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회적 기업이 되겠다”
이일우 꿈드래장애인협회 회장
이일우 꿈드래장애인협회 회장

Q. 장애인이 70%인 사회적기업이다. 이런 성과가 가능한가?

꿈, 노력, 열정, 하나 돼 만들어낸 바람이 현실로 나타난 결과이다. 원하지 않아도 떠안아야하는 어떻게 보면 숙명 같은 것이 장애일지 모른다. 장애가 존중되고,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0년, 꿈드래장애인협회를 설립했다. 설립 당시만 해도 오늘의 결과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이일우 회장이 싱글PPM 발대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일우 회장이 싱글PPM 발대식에서 직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 꿈은 꿈드래작업장 모두의 꿈과 노력, 그리고 열정이 하나가 돼 현실이 됐다. 꿈드래작업장의 직원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1호 지점인 꿈드래작업장은 70퍼센트가 장애인이고, 2호 지점인 희망센터는 84%가 장애인 근로자이다. 장애인들이 어떻게 이런 고급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제품, 기계제품을 생산할지 의심할 수 있겠지만 사실상 모두가 기술자이다.

처음 작업장을 설립할 당시, 전라북도 지역 장애인들의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해 주고, 삶의 질을 높여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면서,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냉혹했다. 어쩌면 참혹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르겠다. 제품은 완벽했다. 그러나 장애인이 만든 제품이라는 편견 때문에 판로 확보가 쉽지 않았다. 결국은 ‘품질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3정 5S 개선활동, 품질혁신운동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전국 사회적기업 중 최초로 싱글PPM이라는 품질 인증을 획득하게 됐다. 

Q. 싱글PPM 인증을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제품에 대한 무한신뢰를 가져도 되는 요즘말로 제품 신뢰의 ‘끝판왕’이라 자신 있게 말하고 싶다. 

제품의 불량률을 제로(0)화 하는 것이 싱글PPM 인증이기 때문이다. 꿈드래장애인협회는 LED 등기구, 가로등주, 배전반 등 모두 3가지 품목으로 싱글PPM에 도전했고, 모든 품목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전국의 사회적기업 중 LED 조명등을 생산하는 곳은 6곳 뿐 이다. 중증장애인들이 기술제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어쩌면 싱글PPM 인증은 우리에게 가장 필요했던 인증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일반 중소기업과 경쟁하며,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Q. 인증과 매출의 상관관계가 있다면?

다다익선(多多益善)이긴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인증은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다. 그런데, 사회적기업은 얼마나 더 어려울지 생각해주길 바란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오광성원장이 꿈드래작업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호소했던 바이다. 수요처에서는 인증의 많고 적음을 제품의 경쟁력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인증 한 가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수 천 만원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들이 많아 사회적기업이나 중증장애인생산품생산시설들 중 영세한 곳들은 뒤쳐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요구를 외면할 수도 없다. 제품의 경쟁력은 음식의 맛과도 같다. 맛있어야 사먹는 것이다. 소비자는 소바자 일 뿐, 기부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이러한 욕구를 외면할 수만은 없다. 우리도 여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결론은 양보다는 선택과 집중의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Q. 인증 취득이나 기술 자문은 컨설팅을 받기도 한다는데…

죽느냐 사느냐는 자생력에 달렸다하겠다 물론 기술자문이나 컨설팅이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기술이 있어야 하고, 결국 빌려오는 것은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난 2016년 12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이후 꾸준히 기술을 연구해 왔다. 그 결과 내진기능이 강화된 수배전반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설립한 지 채 1년이 안돼서 이룬 쾌거다. 뿐만아니라 인증은 물론 제품연구 및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는 그야말로 공들인 씨앗들이 꽃피운 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절약, 지역 환경오염 감소, 유해물질 감소 등을 인정받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는 LED 조명등기구 친환경인증을 획득했고, 사회적기업 개발비를 지원받아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에게 혁신적이고 이로운 제품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하나씩 하나씩 우리의 먹을거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Q. 더 욕심을 내본다면?

전북을 넘어 전국으로, 그리고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벌기업이 되는 것이다. 장애인이 만든 생산품이라 편견을 깨고 우리는 지난해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모든 직원이 일본의 장애인생산품생산시설인 ‘태양의 집’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 지역을 넘어 전국을 대상으로, 그리고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발전해온 우리는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아 벤처기업으로 승격됐다. 이는 곧, 글로벌기업도 가능하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Q. 사회적기업이니까 사회적책임도 다해야 할 텐데…

사회적기업이기 이전부터 해왔던 일, 꾸준히 더 넓게 하겠다. 꿈드래장애인협회는 2000년 12월에 설립이 됐다. 그리고 사회적기업은 2016년 2월에 인증 받았다. 하지만 우리 협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해온 것은 설립했던 그 때부터였다. 협회 설립 취지가 그러했다. 장애인들, 특히나 중증장애인들의 안정적인 고용과 임금을 해결하고자 시작했고, 그 부분이 해결되면서부터 더 넓게 퍼트리고 싶었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과 사회 서비스 모두 게을리 할 수 없었고, 그동안 △무료합동결혼식&신혼여행, △국토순례, △한마음체육대회&문화공연, △취약계층 생계지원, △장학금 지원 등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왔고, 전기제품을 생산하는 꿈드래작업장에 이어 올해 2월 무대장치, 수문 등 기계제품을 생산하는 ‘희망센터’를 설립하면서 일자리창출도 신경 쓰고 있다. 정년 없는 회사, 지속가능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직원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으로 지난해를 마무리 했는데…

직원들에게 우리의 가치를 보여주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직원들로부터 시작된 일이다. 꿈드래작업장 직원들이 연말이니까 성금모금을 해서 함께 기부하고 싶다는 의견을 제안했다. 그럼 기부도 하고,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도 있을 테니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직원들도 좋다고 했다. 그래서 전주시에 연탄 1만장(1000만원)을 기부하고, 에너지 취약계층 가정을 돌며 직접 배달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해 올린 수익의 일부를 기부한다는 것. 그리고 기부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살아가는 힘이 돼준다는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지난해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연탄 배달 봉사활동 모습.
지난해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연탄 배달 봉사활동 모습.

한 가지 덧붙이자면 사회적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키워주고 싶었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한 작업장 직원들 각자의 마음속에 무언가 하나씩은 새겨졌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많은 곳들을 찾아 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면 좋겠지만, 작업장 운영도 소홀히 할 수 없기에 장애아동과 취약계층의 아동들에게는 전라북도교육청을 통해 1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전라북도교육청에 장학금 1000만원을 지원했다.
전라북도교육청에 장학금 1000만원을 지원하는 모습.

Q. 끝으로 한 말씀.

꿈드래장애인협회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회적기업이 될 것이다. 장애인도 좋은 직업,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더불어 사회적기업은 취약 계층을 30% 이상 고용하는 일자리 제공형, 취약 계층에게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율이 30% 이상인 사회 서비스 제공형, 이 둘이 혼합된 혼합형으로 나뉜다. 꿈드래장애인협회는 혼합형 사회적기업이다. 그동안 혼합형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충실히 이뤄왔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와 전라북도,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이 선정하는 ‘2017 사회적기업 분야별 앵커기업’에 선정된데 이어, 사회적기업활성화전국네트워크가 주관하고,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우리은행이 후원하는 ‘제4회 우수사회적기업 어워드’에도 선정 되는 보람된 한해로 마무리 할 수 있게 됐다. 

꿈드래장애인협회는 이제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으려 한다. 2018년에도 고도의 품질경영 시스템을 통해 더욱 인정받는 중증장애인생산품생산시설, 그리고 어느 기업보다도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는 착한 사회적기업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