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와 글로벌 진출이 핵심"
"R&D와 글로벌 진출이 핵심"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1.05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igh Risk & High Return' 고부가가치 산업
지속적인 정부지원 필요
상장기업 R&D 투자금액 상위 20대 기업(연구개발비 순) (사진=2017 제약산업 DATABOOK)
[표1] 상장기업 R&D 투자금액 상위 20대 기업(연구개발비 순) (사진=2017 제약산업 DATABOOK)

제약산업은 2018년 도약의 기로에 서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34번째로 제시한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 발굴 육성'에도 제약산업이 포함됐다. 올 한해 제약산업을 전망해본다. 

제약산업은 전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대두되며 한국 경제를 이끌 미래의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약 개발은 긴 투자기간과 높은 위험을 수반하지만 이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기간 등 개발 과정 곳곳에서 실패가 일어날 수 있는 분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제약, 의료기기 등 보건산업을 혁신성장 선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2018~2022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제1차 제약산업 종합계획은 중소기업, 제네릭, 내수 위주의 국내 산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전략 위주로 구성됐으나 이번 제2차 종합계획은 강소기업, 혁신·바이오신약, 수출 중심의 혁신성장 선도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4대 목표, 12대 추진전략, 37대 실천과제로 구성됐다.

업계에서는 제약산업의 미래를 위한 올해 키워드를 '연구개발(R&D)'과 '글로벌 진출'로 꼽고 있다. 

◇ 연구개발(R&D)…여전히 부족

지난 2016년 국내 상장 제약기업(109개사)의 총 연구개발비는 1.3조원 규모로 매출액 대비 7.8%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10대 기업의 총 연구개발비는 전체 상장 제약기업 총 연구개발비의 절반이 넘는 8271억원이며 매출액 대비 비중은 12.1%이다.

세계 50대 제약회사 미국 15개사, 일본 8개사, 스위스 5개사 등은 15년 기준 매출액 대비 17% 내외지만 이들 글로벌 제약사의 매출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한국 제약사들의 연구개발비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2차 종합계획에서 차세대 미래 유망분야 육성, 신약 개발 지원체계 고도화, 공익 목적 투자확대 등 신약 개발 역량의 제고를 위해 제약분야 민·관 R&D 투자를 2022년까지 2배 확대하기로 목표를 잡았다.

차세대 미래 유망 분야 육성방안으로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 구축 및 네트워크 강화, 첨단 바이오의약품 R&D 지원,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R&D 등으로 구성됐다.

이어 신약개발 지원체계 고도화 방안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기반 신약 R&D 활성화, 신약 재창출 연구 지원, 첨단의료복합단지의 R&D 지원 기능 강화를 들었다.

공익 목적의 제약분야 R&D에도 투자를 추진한다. 희귀·난치질환 치료제 개발, 감염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R&D 지원과 백신 자급률 향상을 위한 R&D 전략 마련, 공익 목적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지원 등의 내용이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R&D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로 집중하고 있을까?

[표1]을 보면 지난 2016년 상장기업 가운데 셀트리온은 R&D에 2639억원을 투자해 R&D집중도 매출액 대비 39.4%를 차지한 걸로 나타났다. 

한미약품(1625억원, 18.4%), 녹십자(1170억원, 9.8%), 대웅제약(1164억원, 13.2%), 종근당(1021억원, 12.3%) 등이 R&D투자금액 순으로 뒤를 이었다.

셀트리온을 제외하고 다른 제약사들은 매출 대비 R&D 투자가 20%도 넘지 못하는 10%대 내외이다. 자금 자체도 부족할뿐더러 제약사의 집중도 역시 모자라기만 하다.

[표2] 임상시험 승인 현황 (사진=2017 제약산업 DATABOOK)
[표2] 임상시험 승인 현황 (사진=2017 제약산업 DATABOOK)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보면 제약사 임상은 2011년 398건, 2012년 198건, 2013년 475건, 2014년 505건, 2015년 541건, 2016년 457건이다. 

하지만 국내제약사로 따지면 2011년 209, 2012년 208, 2013년 227, 2014년 220, 2015년 245, 2016년 190으로 다국가제약사들에 비해 승인건수가 소폭으로 상승·하강을 반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부정책과 국내제약산업의 흐름에 발맞춰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7월 '인공지능(AI) 신약개발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글로벌 시장 개척은 현재진행형

세계 제약시장은 경제성장·고령화 등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6.2% 성장하여 지난 2016년 약 1.1조달러 규모를 기록했고 2021년까지 최대 1.5조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제약시장 규모 역시 2016년에 20조원을 돌파했고 특히 국내 의약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에 힘입어 지난 5년간 의약품 수출액이 연평균 11.5%가 증가했다.

국내제약사의 글로벌 진출은 2013년 이후 국내개발 의약품 9개 품목이 미국, EU에 인허가를 받는 등 선진국 시장으로의 판매가 본격화 됐다. 

[표3] 2016년 해외지역별 진출현황 (사진=2017 제약산업 DATABOOK)
[표3] 2016년 해외지역별 진출현황 (사진=2017 제약산업 DATABOOK)

[표3]을 보면 2016년에는 북미로 18개사가 진출했고 유럽으로 22개사가 진출하는 등 국내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해외진출의 결과다.

정부는 2차 종합계획에서 한국이 우수한 보건의료 인력과 높은 IT 기술 및 인프라 수준 등을 바탕으로 제약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할 기회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 인도 등 파머징 국가들의 非오리지널 의약품, 제네릭 의약품 등에 대한 수요확대로 국내 의약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전망했다. 2020년 선진국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 판매액이 전체의 65%인 반면 파머징 국가는 오리지널 의약품 외 의약품 판매액이 전체의 76%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PIC/s 및 ICH 회원국 가입에 따라 국내 개발 의약품 품질에 대한 국제 신인도를 제고하고 상위 제약기업의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 노력 등으로 인해 해외 시장 진입장벽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

실제로 대규모 기술수출을 달성하고 바이오시밀러 선진국 시장에 진출을 본격화하는 등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개발 역량 강화로 무역수지 또한 개선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진출의 본격적인 서막이 열렸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국내 의약품의 낮은 인지도, 현지의 복잡한 인허가 절차 및 시장정보 부족 등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하기 곤란하다는 점을 극복과제로 삼았다. 또 국제기준보다 낮은 생산시설, 특정지역에 편중된 수출시장 및 수요에 못 미치는 마케팅 지원 등 개선을 위한 전략적 접근도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 산자부 및 식약처 등 범부처 협력기반을 구축하고 수출역량 향상과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의 신약·바이오시밀러 등 우수한 국내 의약품이 인지도 저하로 실적이 저조한 측면은 해외 홍보를 강화하여 인지도를 높여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국내 의약품 생산시설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cGMP, EU GMP와 같은 해외 GMP인증은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필수사항으로 인식해야 한다.

국내 제약사 해외진출 경험이 부족하기에 글로벌 시장개척의 노하우 및 현지 시장 네크워크 역시 필요하다. 현지 시장에서 현지 제약산업의 정보를 공유하고 국내 제약사의 진출을 도와 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국내제약사의 글로벌 수출 지원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해외 진출 플랫폼 구축 △제약기업 수출 역량 향상 △현지 제약시장 진입 활성화를 방안으로 내놨다.

해외 진출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한국 제약산업 홍보회를 개최하고 글로벌 홍보단을 구성하여 운영할 방침이다. 한국 제약사의 수출 역량 향상을 위한 해외 GMP 인증 및 실사 비용 지원, 첨단의료복합단지 의약 및 바이오의약생산센터 QbD를 도입·활성화를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또한 제약산업 육성 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금융지원, 세제지원 등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도 모색한다. 

2018년 제약산업은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국내 제약사의 꾸준한 노력으로 신약 개발을 통해 국민에게 양질의 의약품을 보급함과 동시에 국민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공공적 가치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더불어 성숙기에 접어든 전통적인 제조업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큰 분야로 향후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R&D 투자기조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의약품위탁생산기관(CMO) 등 R&D 투자의 차별화 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역시 제약산업의 역대 최고 수출액 경신을 예상"하며 "글로벌 진출 역시 동남아 등 파머징 국가 이외에도 유럽·미국 등 선진국에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