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미 FTA 재협상이 우려스러운 까닭
[기자수첩] 한미 FTA 재협상이 우려스러운 까닭
  • 이한별 기자
  • 승인 2018.01.0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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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철강 등 국내 산업계가 연초부터 바짝 긴장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1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앞두면서다.

특히 자동차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불공정 무역' 사례로 언급하며 주요 협상 품목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 부문 사정 또한 사정 마찬가지다. 미국은 한국이 중국산 철강을 우회 덤핑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상계관세 등을 엄격히 부과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우선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거센 통상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한미 FTA 주요 쟁점으로 전망되는 자동차와 차부품, 철강, 농축산물 등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미국 측의 통상 압박에 대응할 우리 정부의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이다.

앞서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 카드를 꺼낸 것으로 알려지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한미 FTA 재협상에 합의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결국 재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 것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미국의 '미치광이 전략'에 우왕좌왕 끌려다니고 있다며 안일한 정부 대응을 질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부 측은 한미 FTA 재협상에서 농축산물 추가 개방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며 농업부문을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을 뿐이다. 산업 부문에서 미국 측을 압박하고 우위에 설 협상 카드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이미 한미 FTA 폐기 가능성까지 언급한 미국 측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준 정부의 대응이 우려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