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세평] 무술(戊戌)년 황금 개띠 해, 제2·제3의 이국종 교수를 기대하며
[신아세평] 무술(戊戌)년 황금 개띠 해, 제2·제3의 이국종 교수를 기대하며
  • 신아일보
  • 승인 2018.01.0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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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시장경제포럼 대표

 

2018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2018년 무술년은 60년 만에 찾아오는 황금 개띠해라 한다. 이를 풀이 해 보면, 12간지 중 개띠를 뜻하는 술(戌)에 해당하는 해는 매 12년 마다 찾아오지만, 특히 2018년이 황금개띠해라는 것은 바로 무(戊)가 땅을 의미하는데 땅은 곧 누런 황금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정유년은 글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연초부터 우울한 사건과 사고로 점철된 한해로 기억된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루어졌다. 그로 인해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어의 몸이 됐으며,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불법과 의혹으로 인해 대통령은 물론 관련 고위 공직자들과 재벌 총수들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조기 대선이 실시됐고, 문재인 신정부가 출범했지만 서민들의 살림은 여전히 팍팍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지만 벌써부터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은 인원감축을 고려한다고 한다. 당장 알바생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 같아 걱정이다.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을 제1 목표로 했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실업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말의 들뜬 분위기 속에 낚시배가 전복되고, 제천 사우나 화재사건으로 수십명이 생명을 잃었다. 당연히 피해갈 줄 알았다는 급유선 선장의 말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평상시 소방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초기 화재진압이 불가능했다 한다. “빨리 빨리”로 산업화를 이뤘지만 그것이 “대충 대충”이라든지 “나 한 사람인데 어때?”와 같은 저급한 사고는 여전히 우리 자신을 선진시민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우울하고 강팍한 뉴스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기도 했다. 그 대상이 바로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이다. 이교수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치료했고, 탈출한 북한군 병사를 치료한 분이다. 

그러나 이교수가 이런 분들을 수술하고 치료해서 유명하고 존경 받는 것이 아니라, 지난 15년간 36시간을 연속 일하고 2시간 쪽잠을 자는 생활, 과로와 긴장으로 인해 왼쪽 눈이 실명을 하고, 응급환자 구호를 위해 헬기에서 뛰어내리다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면서도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 모습에 온 국민들이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북한군 병사가 입원한 입원실에 태극기를 걸어 놓음으로써 이제 자유대한민국의 일원이 됐음을 알리는 그 마음에 진정한 애국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교수는 스스로 막장 노동자라 칭한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의사가 스스로 막장 인생을 자처하고 스스로 낮은 곳을 지향하는 그 마음가짐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더불어 부와 명예는커녕 수억원의 빚까지 지고 있는 남편을 지켜주고 응원하는 부인과 가족들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새해에는 제발 우울한 뉴스로 신문 지면이 장식되지 않기를 소망해본다. 새해에는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자기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는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해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제2, 제3의 이국종 교수가 나와도 뉴스꺼리가 되지 않는 세상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