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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아세평] 눈먼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 대형 참사 뿌리는 절대 안뽑힌다
[신아세평] 눈먼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 대형 참사 뿌리는 절대 안뽑힌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12.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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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태 한국정경문화연구원장
 

한파가 몰아친다. 세상의 인심도 날이 갈수록 얼어붙고 사나와진다.

잠잠하던 세밑에 이제는 그칠 줄만 알았던 고귀한 인명을 앗아간 대형 참사가 또 터졌다. 불과 몇 해 전 세월호사건 희생자의 영혼과 유가족의 피맺힌 절규를 벌써 잊었는가. 수백천만 시민들의 분노와 울분이 촛불의 도화선이 되어 헌정을 어지럽히고 국민의 안전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새 정부를 탄생 시킨 것이 겨우 반년이다.

이 정부가 어떤 정부인가. 야박하게 말하면 저 끔찍한 세월호 참사를 딛고 선 정부가 아니든가.  적어도 새 정부 치하에서는 최소한 대규모 인명을 앗아가는 대형 참사는 그칠 줄 알았다. 그러나 어떤가. 세월호 사건을 수습하며 소방방재청을 격상 시키고 안전공무원 수를 대폭 늘리며 국가직 공무원으로 신분을 공고히 하는 새 정부의 국민안전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년 말 연휴 판박이 사우나 대형 참사가 터졌다. 29명의 고귀한 생명을 일순간 참혹하게 앗아가 버린 제천시 사우나 화재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시 되짚어 본다.

첫째, 대형 참사는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 때문에 반복적으로 발생 하는가.

그렇다 우리사회는 중증 안전 불감증과 집단 건망증을 앓고 있는 병든 사회다. 더구나 사건이 발생하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분노하고 소리 지르지만 TV 뉴스 화면만 사라져도 깨끗이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제 발등 불이 아니면 관심조차 없다. 하기야 지척의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시험 발사 하고 수소폭탄을 개발 했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으니 불감증이 아니라 강심장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둘째, 모든 것이 정치인과 정부의 책임인가. 일부 맞고 많이 틀린다.

인류 고금을 통 털어 사건사고를 정치나 정부가 다 막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다만 정부나 정치가 표를 얻을 심산으로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대형 참사가 나면 먼저 달려가 머리를 조아리고 거짓 눈시울을 붉히며 다시는 이 같은 참사가 나지 않도록 완벽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헛 약속을 남발할 뿐이다. 심지어 명백한 과실 책임을 질 당사자가 있음에도 피해보상을 정부가 하겠다고 주제넘게 나서는 경우도 흔히 본다. 돈벌이에 눈이 멀어 안전을 뒷전에 두어 참사를 유발한 사업자의 보상책임을 국민주머니에서 나오는 세금으로 대신 하겠다는 어이없는 약속을 하기도 한다.

대형 참사를 막으려면 국회가 참사의 원인이 되거나 사전에 막을 수 있음에도 미비 된 법규가 없는지 면밀히 살펴 당리당략을 초월해 신속하게 개정하거나 신규 제정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인은 현장에 달려와 뭔가 하는 척 너스레를 떨면서 되레 사고수습을 방해나 하고 사진 찍기는 선수 급인데 막상 국회로 돌아가면 그 역시 까맣게 잊고 편먹기 정쟁에 정신이 없다. 참사가 재발 되었을 때 드러난 반복적인 법규미비를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역시 표만 의식한 거짓 마케팅이고 직무유기다.

셋째, 그러면 이 둘의 공동책임인가. 일부 맞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산업화 민주화의 그늘에서 독버섯으로 자라난 우리사회의 극단적인 눈 먼 이기주의다. 세월호 주인이나 사우나 건물주와 같은 사업자는 돈만 벌면 되고 그들에게 승객이나 고객의 생명과 안전 그런 것은 아예 없는 단어다. 공무원 안전점검은 형식적 눈가림으로 하고 시간만 보내고 월급타면 그만이다. 소화기 유효기간 같은 것은 모르는 일이다. 정부 고위 공직자는 대통령 눈치보고 하는 척 자리보전이나 하면 되고, 국회의원은 사진이나 찍어 의정보고서에 올려 다음에 또 당선되면 그만이다. 화재 이웃은 소방차가 들어가든 말든 내 차 불법주차하고 내일 아침 편하게 출근하면 그뿐이다.

극단적 눈먼 이기주의가 판치는 세상에 대형 참사의 뿌리는 뽑히지 않는다. 너 나 없이 눈먼 이기적 눈을 뜨고 따뜻한 공동체를 가꾸어야 한다. 삭막하고 험한 세상을 지키는 것은 다 함께 나누고 살아가는 따뜻한 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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