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운명 가를 '통합투표'… 어떤 결과에도 진통 불가피
국민의당 운명 가를 '통합투표'… 어떤 결과에도 진통 불가피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2.27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찬성 나오면 즉각 통합절차 돌입할 듯
반대파 불만 폭발… 분당도 배제 못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투표에 돌입한 27일 국회 국민의당 사무실 앞에서 전당원투표 공고가 붙어 있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투표에 돌입한 27일 국회 국민의당 사무실 앞에서 전당원투표 공고가 붙어 있다.

국민의당의 운명을 가를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에 대한 전당원 투표가 27일 시작된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투표 이후 다양한 시나리오가 언급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부터 나흘간 투표를 거쳐 오는 31일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투표는 안철수 대표에 대한 재신임도 연계돼있어 반대의견이 많게 나올경우 안 대표의 사퇴가 이어지며 당내 혼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찬성' 통합 준비 착수
당내 반발에 진통 겪을 듯

통합 찬성의견이 많게 나오면 국민의당은 자연스럽게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준비하게 된다.

양당은 통합 교섭창구로 이미 국민의당 이언주·이태규 의원, 바른정당 오신환·정운천 의원을 지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찬성 결과가 나온다면 국민의당 내부 균열봉합 작업과는 별개로 내년 초부터 바로 통합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찬성 결과가 나와도 통합 이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상태라 통합 정당에는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통합된 당은 단순한 계산으로 봤을 때 국민의당 39석, 바른정당 11석을 합쳐 총 50석이 된다.

중도 지지층을 흡수하는 효과도 있어 6월 지방선거에서 중규모3당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호남계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며,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불만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능성은 작으나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투표에 돌입한 27일 오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서 발언 하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투표에 돌입한 27일 오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서 발언 하고 있다.

◇ 반대파 불만 폭발할 듯
결국 분당 수순 밟을 수도

'통합'에 강력 반대하고 있는 반대파 의원들이 당을 뛰쳐나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른바 '합의이혼' 형태의 결별이다.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모임인 '나쁜투표 거부운동본부' 의원들은 최근 법원에 전당원 투표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가처분신청에는 총 39명의 국민의당 의원들 중 과반이 조금 넘는 20명의 의원들이 동참했다.

이 같은 점으로 미뤄봤을 때 반대파 의원들이 집단탈당해 새로운 원내교섭단체를 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분당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많다.

가처분신청에 동참했다는 20명 중 한명이라는 황주홍 의원이 '참여를 한 적도 없는데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통합 반대파 비례대표 의원들의 경우 탈당하게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탈당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 대표 측에서 이들을 '제명'시키는 방식으로 탈당을 용인해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반대' 지도부 모두 물러날 듯
당분간 비대위 체제 운영 불가피

만약 반대로 투표결과가 나온다면 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지도부는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안 대표는 이미 "부결시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국민의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이 불가피하다.

또한 안 대표 측 당내 영향력이 상실하면서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자강파'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각종 여야 협상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공조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