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제거 후 50분 뒤 화재"… 원인 좁혀지는 '제천 참사'
"얼음 제거 후 50분 뒤 화재"… 원인 좁혀지는 '제천 참사'
  • 신재문 기자
  • 승인 2017.12.2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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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인 진술 토대로 경찰 '열선'이 발화 원인 추론
국과수, 시험 진행 중… "1층 내부 구조 파악할 것"
화재로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26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화재로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26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의 원인으로 '열선'이 지목되고 있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21일 오후 3시 53분께 이 센터 1층 주차장 천장에서 불덩어리가 주차 차량 위로 쏟아지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주차장 천장 안쪽의 얼음을 제거하는 작업이 이뤄진 후 50분 뒤 큰불이 시작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용접 작업 등을 하다 불꽃이 튀어 불이 난 것이 아니고 열선이나 발열등 등이 과열돼 화재가 났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로 경찰은 조사를 통해 관리인 김모(50·구속영장 신청)씨가 화재 전 별 다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얼음 제거 작업을 실시한 것을 밝혀냈다.

결국 천장 안으로 들어간 김씨가 얼음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불을 낼 수 있는 무엇인가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찰의 추측이다.

경찰은 김씨가 얼음을 제거하던 과정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얼음을 녹이느라 보온등을 끌어내렸거나 열선을 옮겼고, 이를 제자리로 옮겨놓지 않아 과열되면서 불이 붙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또 김씨가 열선을 건드리는 과정에서 오래돼 피복이 벗겨진 부분이 누전돼 합선되며 불꽃이 튀었을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이런 추론을 토대로 경찰은 김씨를 추궁하고 있으나 김씨가 진술을 오락가락하는 탓에 아직 확실한 단어가 될 진술을 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천장 작업을 한 관리인 진술을 토대로 발화 원인을 추론하고 있다"며 "불이 나기 전 1층 천장 내부 구조를 확인해 열선을 건드렸는지를 규명하면 분명한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신재문 기자 jm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