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K-9 자주포 사고 원인은 '부품 결함'"
軍 "K-9 자주포 사고 원인은 '부품 결함'"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12.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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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군 합동조사위 조사결과 발표… "격발 안 했는데 작동"
제작업체 측 "억울함 없도록 추가검증 해달라" 결과 반발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자주포 실사격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자주포 실사격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육군 장병 3명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진 ‘K-9 자주포 화재 사고’는 일부 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조사위)는 26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K-9 자주포 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는 사고 당시 격발해머·공이 비정상적으로 움직임였고, 폐쇄기 작동간 뇌관집 등 일부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했던 점 등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조사위는 "승무원이 격발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격발 해머 및 공이의 비정상적인 움직임, 중력 및 관성 등에 의해 뇌관이 이상 기폭해 포신 내부에 장전돼 있던 장약을 점화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폐쇄기가 내려오는 중 뇌관집과 격발 장치의 일부 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뇌관이 삽입 링 화구에 정상적으로 삽입되지 않아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며 "완전히 닫히지 않은 폐쇄기 아래쪽으로 포신 내부에 장전돼 있던 장약의 연소 화염이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출된 연소 화염이 바닥에 놔뒀던 장약을 인화시켜 급속 연소되면서 승무원이 순직하거나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즉, 폐쇄기가 내려오는 중 뇌관집과 격발장치의 일부 부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뇌관이 삽입링 화구에 정상적으로 삽입되지 않아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서 장약이 인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군은 조사결과를 기초로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후속 조치를 추진하기 위해 승무원용 난연 전투복을 내년에 전군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또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K-9 부품에 대해서는 2차례에 걸쳐 전문검사관의 기술검사와 정비를 받고, 장약 보관·운용 방법, 뇌관 사용 지침, 사격 안전통제체계 등을 보완했다.

하지만 K-9 제작업체 측은 조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지상방산 등 K-9 제작에 참가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K-9에 관해 전문적인 식견과 기술을 보유한 제작업체와 개발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합동조사위에 공식 참여하지 못했다"며 "업체 입장에서 조사결과가 합리적인지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추가검증을 실시해야 한다"며 "원인분석 결과는 누구에게도 과학적인 억울함이 없도록 근거가 명확해야 하고, 객관성이 담보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사위측은 "조사 과정에서 업체 의견을 수렴했고 일정 기간 업체가 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면서 "업체가 주장하는 논리를 설명하라고 업체에 요구했는데 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