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국회의원인데"… 권석창, 제천 화재현장 통제 무시하고 출입 논란
"나 국회의원인데"… 권석창, 제천 화재현장 통제 무시하고 출입 논란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12.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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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8뉴스 방송 캡처)
(사진=SBS 8뉴스 방송 캡처)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충북 제천 화재 현장에 제천·단양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권석창 의원이 막무가내로 들어간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그는 화재 현장의 경찰이 출입을 제지하자 "나 국회의원인데"라며 실랑이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권석창 의원은 지난 24일 오후 화재 감식 등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 제천 화재 현장을 방문해 30여 분간 건물 내외부를 둘러봤다.

당시 화재 현장은 국과수의 정밀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유족들도 출입을 못 하고 있었다. 이후 권 의원이 출입을 시도했을 당시에도 경찰은 이를 제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권 의원은 "국회의원인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며 실랑이를 벌였고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까지 전화를 걸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이 이날 현장에서 경찰 고위직에게 항의 전화를 하는 모습은 SBS가 25일 보도한 장면에도 고스란히 잡혔다. 

영상에서 권 의원은 현장 경찰이 현장 훼손 등을 이유로 출입을 막자 강하게 항의하다 곧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이라고 밝히고 뺏지도 달고 왔는데 현장 경찰이 못 들어가게 한다"고 항의한다.

그는 전화 통화에서 "국회의원을 못 들어가게 하는 덴 여기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 고위직과 전화 통화를 하고 나서, 권 의원과 보좌관은 결국 복장을 갖춰 입은 상태로 출입이 허용됐다. 

이와 관련 권 의원은 "현장을 찾은 것은 의정활동의 일환"이라며 "현장을 통제해 처음에 (경찰 등과) 실랑이를 벌였지만 곧 안전장비를 모두 갖추고 경찰관 입회하에 현장을 둘러봤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유족은 물론 정치권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한 유족은 "유족들도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돕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국회의원 신분을 내세워 현장에 들어갔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현장 보존을 위해 철저하게 격리된 공간에서 '나 국회의원인데'라며 경찰 저지를 무시하고 현장에 들어간 것은 용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도 "대참사로 전 국민이 안타까워 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유족을 돌보는 등 수습책을 마련해야 할 국회의원 본문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