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통합 투표' 앞두고 세대결 고조
국민의당, '통합 투표' 앞두고 세대결 고조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2.2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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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파, 원외 지역위원장 등 지지선언으로 여론몰이
반대파, 투표 보이콧 집단행동 조짐도… '찬' 가능성
국민의당 원외지역위원장인 홍훈희 변호사(오른쪽·서울 강남갑)와 한웅 변호사(서울 은평갑)가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당직실을 찾아 오는 27일부터 예정된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 전 당원 투표'에 대한 가처분신청 서류를 접수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당 원외지역위원장인 홍훈희 변호사(오른쪽·서울 강남갑)와 한웅 변호사(서울 은평갑)가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 당직실을 찾아 오는 27일부터 예정된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과 관련한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 전 당원 투표'에 대한 가처분신청 서류를 접수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전당원투표를 눈 앞에 두고 당내 찬성파와 반대파간 세대결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당내 반발로 당이 극심한 내홍에 빠지면서 분당 위기에 직면해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합에 찬성하는 안철수 대표 지지자들은 적극적으로 '통합 찬성' 여론몰이에 나서 양당 통합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투표일까지 원외 지역위원장과 평당원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면서 여론몰이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통합 찬성파는 전당원투표 보이콧 운동을 벌이고 있는 반대파들을 향해 '당심'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반면 통합에 반대하는 반대파도 세를 확장하며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투표 보이콧을 위한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도 보이고 있다.

천정배·박지원·정동영·유성엽 등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에 반대하는 10여명의 국민의당 의원들이 출범한 '나쁜투표 거부운동 본부'는 같은날 서울남부지법에 전당원투표금지 가처분신청서를 접수했다.

청서에는 전당원 투표 추진을 중지하고 만약 투표가 실행될 경우에는 결과를 발표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과의 합당안을 제시하는 기자회견 후 회견장을 떠나고 있는 모습.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과의 합당안을 제시하는 기자회견 후 회견장을 떠나고 있는 모습.

통합반대파 의원들은 당원 투표에 붙여진 사항은 의결정족수(3분의 1이상)가 정해져 있다는 당규 규정을 들어 투표율을 3분의 1 이하로 만든 뒤 원천 무효를 주장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 선관위가 당무위 의결로 실시되는 이번 투표는 유효투표수의 과반으로만 가부가 결정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리자 아예 투표가 불가능하도록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또한 국민의당 소속 광주시의회와 5개 자치구의회 소속 지방의원들은 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전 당원 투표 실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당 소속 시의원은 9명, 구의원은 27명으로 통합에 중립적이거나 일부 찬성하는 의원도 있지만 대부분 반대 입장을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도의원과 시군구 의원들도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정당과의 통합 반대입장을 밝히고 투표반대에 지역 당원의 힘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당원들 사이에서는 투표반대 움직임도 조직화하고 있다.

일부 지역위원회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전 당원 투표를 보이콧하도록 당원들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에 반대하는 이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 되면 투표 결과는 '통합찬성'쪽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당원투표'는 요식행위로 끝날 공산이 크고 통합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부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당은 27~28일 K-보팅(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 시스템), 29~30일 ARS투표를 치른 뒤 31일 그 결과를 발표한다.

찬성 의견이 많을 경우 내년 초부터 바른정당과의 합당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분당 수준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합당 성패와 상관없이 자리를 물러날 것으로 예고된 만큼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