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아내를 구해주세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아수라장'
"제발 아내를 구해주세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아수라장'
  • 신재문 기자
  • 승인 2017.12.2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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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난 불로 16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복합건물이 다 타고 앙상한 뼈대만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후 난 불로 16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복합건물이 다 타고 앙상한 뼈대만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건물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한 남성은 "아내가 2층 사우나에 갇혀 있다. 제발 구해달라"며 울부짖었다.

21일 오후 3시 53분께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화마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전기 공사를 하던 1층 주차장에서 치솟은 불길과 검은 연기는 순식간에 8층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헬기를 동원, 옥상으로 대피한 사람들 구조에 나섰다. 하지만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로 진화에 난항이 있었다.

화재 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달려온 이 시설 이용자의 가족들은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소방대원들에게 가족들을 구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외부 진화작업 중에도 건물 내부에서 계속 폭발음이 발생했다. 펑펑 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족들은 더욱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순식간에 건물을 집어삼킨 화마에 소방대원들의 필사적인 진압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참변을 당했다.

특히 이 건물 2∼3층에는 목욕탕, 4∼7층에는 헬스클럽, 8층에는 음식점이 있어 인명 피해가 컸다.

가장 큰 피해는 목욕탕에서 나왔다. 불이 난 건물 2층 목욕탕에 갇혔던 여성 김모(50)씨 등 16명은 현재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설 이용객 20여명이 옥상으로 대피, 사다리차와 헬기로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도 심한 연기 때문에 접근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건물 안에 있던 한 남성은 다행히 건물 창문으로 빠져나와 외벽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고, 또 다른 한 남성은 119 소방대가 설치한 에어 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다.

현재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고 건물 내부로 진입해 갇혀 있던 사람들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건물 안에 유독가스가 차 있어 진입에 어려움이 많고, 갇혀 있는 인원의 정확한 파악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낙연 국무총리 "행정안전부장관·소방청장·경찰청장 등은 관계부처와 함께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신속한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신아일보] 신재문 기자 jmshi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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