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신생아 3명, 감염세균 일치… '의료과실' 무게
사망 신생아 3명, 감염세균 일치… '의료과실' 무게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12.2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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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액·의료인·아기용품 오염 가능성
병원 측 "결론 내릴 단계 아냐" 신중
19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사망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사망사건 관련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대목동병원서 숨진 신생아 4명 중 3명의 신생아 혈액에서 검출된 항생제 내성균이 완전히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의 사망원인을 병원 측이 제공했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일 감염내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신생아 사망의 감염원으로 가장 큰 의심이 들고 있는 것은 환자실에서 대부분의 신생아에게 공급된 '수액'이다.

수액은 모든 미숙아의 영양공급에 필수기 때문에 이런 수액이 항생제 내성균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가 감염됐다면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수액은 신생아의 몸무게에 맞춰 용량을 조절하고 여기에 포도당, 단백질, 비타민 성분을 혼합해 수액을 만들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사고' 오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역학전문조사팀의 자체 조사에서 숨진 아이 4명이 심정지 전 똑같은 종합영양수액과 주사제를 맞은 것으로 확인된 점은 이 같은 추측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이 경우 문제가 된 수액을 15일에 맞았을 때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16일 오후에서야 심정지가 시작됐고, 같은 수액을 맞은 아이 중 생존한 아이도 있다는 점 등은 의문으로 남는다.

따라서 수액의 오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공급된 수액을 어디서, 누가, 어떻게 용량을 나눴는지를 조사하고, 냉장 상태로 제대로 보관했는지 등을 들여다봐야 한다.

일각에선 의료진이 세균에 오염된 채로 여러 아이를 만졌거나 아기용품이 균에 오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생아의 혈액에서 균이 검출되긴 했으나 당시 신생아중환자실 상황, 과거 사례 등을 참작하면 의료진의 손이나 아기용품이 직접적인 감염의 원인이 아니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실제로 사망한 3명의 환아에서 검출된 항생제 내성균 ‘시트로박터 프룬디’는 정상인에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미숙아나 환자에게는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사람에게는 주로 의료 관련 감염으로 전파되는데, 과거에도 의료진의 손을 통해 균이 전파돼 유행한 사례가 몇 차례 보고된 바 있다.

국내에서 신생아 용품이 슈퍼박테리아(다제내성균)에 오염된 사례도 있다.

과거 국내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는 환자복과 침대보 등을 감싸는 천(리넨)에서 슈퍼박테리아로 발전할 수 있는 원인균이 다량 검출돼 사용 중인 리넨을 전면 교체했다.

앞서 이 병원에 신생아를 맡긴 일부 보호자가 "바구니에 있던 공갈 젖꼭지를 (의료진이 아이에) 그대로 물렸다"면서 신생아중환자실의 관리부실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재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아직 사망원인을 결론 내리거나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을 아끼고 있는 상태다.

다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대목동병원은 감염관리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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