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심리검사로 치매 발병 예측 가능해진다
신경심리검사로 치매 발병 예측 가능해진다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12.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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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치매 진행여부 예측 모델 개발… 정확도 75%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앞으로 신경심리검사만으로 개인별 치매 진행 여부를 확인은 물론 발병 시기를 미리 알수 있게 될 전망이다.

2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을 맡은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해 3년 이내 치매 진행 여부를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국내 31개 병원 내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신경심리검사 이후 3년 이상 추적 관찰을 받은 338명의 데이터를 기초로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의 저하가 관찰되지만 일상생활능력 저하가 동반되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정상에서 치매로 이행되는 중간단계로 해마다 환자의 10∼15%가 치매로 진행한다.

연구진은 나이, 기억장애의 양상(시각기억·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초기·후기), 인지장애의 영역(단일영역·다중영역) 등 4가지 영역에서 각각 치매 위험도를 구하고 이를 더하는 방식으로 치매진행 확률을 산출했다.

이 치매진행확률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3년 이내 실제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가령 70세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언어와 시각기억장애의 정도가 후기단계이고 다발성 인지장애를 가지고 있다면 ‘55(나이 70세)+37(치매양상)+15(기억장애의 정도)+33(인지장애영역의 다중도)’으로 계산되고, 전체점수는 140점이다. 이 경우 환자의 3년 이내 치매진행 확률은 80%가 된다.

연구결과 언어기억력 혹은 언어기억력과 시각기억력이 같이 저하되거나, 기억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치매 전환가능성이 높았다.

개발된 치매전환 예측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 데이터에 적용해보았을 때 실제 치매전환 확률과 예측모델에 의한 치매전환 확률은 75% 이상의 일치도를 보였다

예측모델은 계산표로 만들어져 진료실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서상원 연구팀 책임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발병 예측모델을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고 운동요법 및 인지 증진프로그램 등 예방적 개입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한 치매 발병 예측 방법 및 예측 시스템은 국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지난달 7일 자로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