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톡톡] ④ 바나나우유, '소확행'으로 이어지는 맛
[장수브랜드 톡톡] ④ 바나나우유, '소확행'으로 이어지는 맛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7.1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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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비결은 ‘맛과 추억의 대물림’
작지만 확실한 행복 찾는 ‘소확행’ 소비 트렌드도 한몫
1989년 바나나맛 우유 광고. (사진=빙그레 제공)
1989년 바나나맛 우유 광고. (사진=빙그레 제공)

바나나맛 우유. 어린 시절 부 모님을 따라갔던 목욕탕에서 씻 고 난 후 손끝이 쭈글쭈글해진 상태로 마셨던 달콤한 그 맛. 달리는 기차 안에서도 즐겨먹던, 추억이 서려있는 음료다.

1974년 빙그레에서 출시된 단지모양의 ‘바나나맛 우유’는 40년이 넘도록 국내 가공유 시 장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체에 따르면 바나나맛 우유 는 하루 80만개 이상, 연평균 2 억5000개 판매되고 있다. 이는 제품 높이가 10cm이고 지구둘레를 약 4만km로가 정했을 때, 지구 17바퀴 반 정 도 돌 수 있는 수량이며, 국민 1 명이 1년에 5개를 구매하고 있 는 셈이다.

바나나우유가 혜성처럼 떠오 른 때는 70년대 초반이다.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정부의 우유 소비 장려에도 불구하고 젖소의 흰 우유를 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이에 빙그레는 당시 고급 과 일이었던 바나나를 흰 우유에 접목시켜 바나나맛 우유를 탄생 시켰다. 이후 바나나맛 우유는 바나나우유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지금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면 바나나 우유의 장수 비결은 뭘까?

빙그레는 인기의 비결이 철저한 ‘품질 관리’라고 말한다. 목장에서 원유를 집유해 가공공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 소비자들이 구입하기까지 실시하는 검사의 종류만 20가지 넘는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들 때문에 1997년에는 유가 공업계 최초로 ISO 9001(품질 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고 빙그레는 자랑스레 말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추억 의 대물림’이 장수비결이라고 꼽는다. 어릴 적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 손잡고 갔던 목욕탕에서 먹었던 그 달콤한 맛과 추억을 본능적으로 떠올리는 소비자 욕구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계속 찾게 된다는 해석이다.

특히 작지만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小確幸)’ 소비 트렌드도 한몫했다.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애써 성취해서 얻는 즐거움이 아닌 자신의 곁에 있는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고 기쁨을 찾기 시작했는데, 이 중 하나가 바나나맛 우유를 먹으며 옛 추억에 잠기 면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실제로도 기차역 안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음료도 바나나 맛 우유다. 바나나맛 우유는 올 상반기 KTX에서만 9만2000개, 총 1억2000만원 어치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패키지 디자인 변천사. 자료/빙그레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패키지 디자인 변천사. 자료/빙그레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 peki@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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