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시련의 완성차업계… ‘동반 성장’ 참뜻 되새겨야
[기자수첩] 시련의 완성차업계… ‘동반 성장’ 참뜻 되새겨야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2.1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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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는 유례없는 판매 부진 속에서 그 어느 때 보다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발 사드 경제 보복으로 한때 판매량이 지난해의 반토막이 났고 북미지역 판매 감소 여파까지 겹쳐 역대 최대 위기를 맞으며 전전긍긍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 ‘올 뉴 크루즈’가 참패한 데 이어 카허 카젬 사장이 취임한 뒤 산업은행 지분매각 위기와 신차 투입 지연, 한국 철수설 등 구설에 오르며 아직까지도 논란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 등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국산차 업체 모두 연말 판촉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임금단체협상이 끝나지 않은 현대차, 한국지엠 등은 참담할 정도다. 두 회사 모두 역대 처음으로 임금단체협상이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달 소형 SUV 코나 생산을 두고 노사가 마찰을 빚더니 결국 노사 갈등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파업 국면을 맞았다. 파업을 하는 과정에서 노사 간부들은 육탄전을 벌였고 노조는 생산 라인에 쇠사슬을 묶는 등 몽니를 부렸다.

이처럼 노사 간의 대화 없는 갈등이 극에 달할 경우 영향은 고스란히 소비자와 협력업체들에 미칠 수밖에 없다. 즉, 어느 주체에게도 득(得)이 될 게 없다는 이야기다. 완성차 제조 생산직 근로자들의 노동 가치를 낮게 본다거나 그들의 파업 자체를 폄하·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이들의 지속된 파업이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행동으로 비춰질까 우려된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노조는 떨어지는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고민과 노력 없이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독일 폭스바겐도 지속된 노사 갈등으로 위기를 맞은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노조 강령을 발표하거나 품질 기준 미달 시 수당 없이 초과 근무를 하는 등 기업의 생존을 위해 노사가 의기투합했다.

이제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서로의 갈등은 잠시 접어두고 상생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다. 품질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머리를 맞대야 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로 토론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해외 사례를 교훈 삼아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꾸길 바란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