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역 이기주의로 물든 ‘올림픽 한탕주의’
[기자수첩] 지역 이기주의로 물든 ‘올림픽 한탕주의’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7.12.1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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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축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터무니없는 숙박요금이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평소 10만원 안팎으로 관광객을 받던 평창과 강릉 일대 숙박업소는 최근 기존의 비수기·준성수기·성수기·극성수기로 나눠진 요금체계에 ‘올림픽 기간’을 추가해 요금을 받고 있다.

실제로 극성수기에도 17만원을 받는 한 업소의 2인실 가격은 이 기간 44만원까지 올랐고, 최대 13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60평짜리 넓은 객실은 하룻밤에 무려 178만원 수준까지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심지어 저렴한 요금을 내세워 젊은 관광객 대상으로 운영되는 게스트하우스조차 이층침대 한 칸의 1박 요금이 평소보다 약 7배 비싼 8만원에 달했다.

일부 업소들은 빈방이 있음에도 단체 관광객 유치에 대한 기대로 일반 관광객의 예약을 받지 않는 경향도 보였다.

더군다나 이런 지역 분위기에 강릉지역 대학생들이 주로 생활하고 있는 인근 원룸촌 임대인들까지 한몫 거들고 있다.

일부 원룸 주인들이 원래 살고 있던 대학생과의 재계약을 미루고 관광객들에게 비싼 값에 방을 내주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인심 좋은 강원도’를 세계에 알려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아도 모자를 판인데 이처럼 바가지 숙박 요금이 즐비하니 오히려 관광객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길을 돌리고 만다.

바가지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비난 여론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물들어올 때 노 젓듯 한 철 바짝 벌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업주들은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해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한국 관광에 대한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한탕주의에 빠진 일부 업주들의 몰지각한 행태로 올림픽의 질을 떨어뜨리고 관광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으니 평창이 세계적인 겨울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