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CEO 수난시대'…업계 "개미투자자 손해 우려"
상장사 'CEO 수난시대'…업계 "개미투자자 손해 우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12.18 13: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맥널티,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
업계 "오너리스크 대비 소액주주 안전장치 필요"
한국맥널티 사옥
한국맥널티 사옥

최근 오너들의 '슈퍼갑질'로 인해 전문 경영인 수난시대가 반복되고 있다.

신한생명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이성락 BBQ 사장이 '가격 인상 논란'에 휩싸이며 지난 6월 말 취임 3주만에 사표를 냈다.

주식 시장에서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맥널티의 CEO가 취임 약 60여일 만에 계약해지 통지를 받았다가 번복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본지는 12월 14일자를 통해 국내 커피업계 최초 코스닥 시장인 '맥널티'의 부실한 인사시스템과 관련한 기사를 다룬바 있다.

내용은 이렇다. 한국맥널티가 취임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커피사업부 사장에게 특별한 이유없이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가 3차례에 걸쳐 번복한 내용이다.

문제는 해당 CEO에 대한 인사발령 조치가 경영실적 등과 무관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맥널티의 대주주로 있는 회장과 이은정 대표이사가 인사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중에 부당한 인사발령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이다. 전문 경영인으로 모셔 놓고선 경영실적 부진 등 특별한 사유없이 인사권 분쟁으로 인한 막무가내식 해고는 투자자들의 신뢰관계 형성에 독이 될 수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오리온 부사장과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김 모씨를 커피사업부 사장으로 영입했지만, 그 역시 임기를 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난 바 있다.

증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이나 벤처기업에 투자할 경우 일반적으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전문경영인의 능력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CEO가 대주주들의 입김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오락가락 하거나 그로인해 단명할 경우 투자자들로 부터 신뢰를 얻어 내기 힘들다"며 "이에 따른 주가하락은 결국 주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시 개미투자자들의 손해는 누가 책임 져주냐"며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시 의결권을 존중해주는 등 소액주주들의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