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서 신생아 4명 잇따라 숨져… 원인 '미궁'
이대목동병원서 신생아 4명 잇따라 숨져… 원인 '미궁'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7.12.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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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 착수… 국과수에 부검의뢰해 원인 규명 방침
병원 측 "사망원인 자체 확인 불가능… 보호자들에 사죄"
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17일 오후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9시 31분께부터 오후 10시 53분께까지 양천구의 이화여대 부속 목동병원 내 신생아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졌다는 신고를 받아 조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 7분께 "중환자실이다. 4명의 아이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다. 이상하다"라는 신고를 받고서 병원에 출동했으나,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 4명은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집중치료실에는 모두 16명의 신생아가 있었다.

사고 직후 이들 가운데 7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겼고, 1명은 퇴원했다. 나머지 4명은 다른 병원이나 병실로 옮길 예정이다. 현재 해당 병실은 비어있는 상태이다.

17일 오후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두 번째)과 관계자들이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정혜원 병원장(오른쪽 두 번째)과 관계자들이 전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 동안 이 병원 인큐베이터에 있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아직 신생아 사망 원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병원 측은 신생아 4명이 연달아 사망하는 사고 자체가 국내 의료계에서는 처음이고, 아직 역학조사 결과 등이 나오지 않아 자체적으로 원인 추정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찰은 일단 숨진 신생아 치료와 긴급 조처를 담당한 의사와 간호사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들은 "사고 당시 미숙아 4명이 이상 증세를 보여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숨졌다. 왜 숨졌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병원장은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4명의 아기와 유가족, 예기치 않은 전원 조치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계신 보호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현재 병원은 보건소·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원인 파악 및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관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이른 시일 내 사태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경찰에 신생아들이 배가 볼록했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출동 직후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오는 18일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신생아들의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사고원인을 밝혀야 할 단계"라며 "부검과 감식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한편, 숨진 신생아들은 현재 해당 병원 영안실에 안치됐다.

[신아일보] 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