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관왕지래' 사자성어로 압축… "시 주석도 공감"
"5시간 가량을 두 정상 함께 보낸 것은 전례가 없었던 일"
청와대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과 관련, "그동안 사드 문제로 서먹서먹했던 양국 정상이 문 대통령의 방중으로 이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힌 뒤 "사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라 계속 해결해야겠지만 이번 회담에서 봤듯 그 언급과 빈도, 강도, 주체, 수준 등이 계속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안보적 이익을 확실히 보호하면서 중국에 이해를 구했다"며 "우리 입장을 확실하게 지켰다"고 강조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국빈 방중은 정상 간 신뢰구축을 통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가 됐고, 이런 신뢰를 토대로 향후 양국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평화·번영의 기반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어 "양국의 조속한 관계복원은 물론 더욱 성숙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나아가자는 데 두 정상이 완전히 의견 일치를 봤다"며 "중국 권력서열 1·2·3위를 다 만나 이런 원칙에 합의했다"고도 말했다.
이번 방중에서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은 물론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 서열 3위인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유력 차세대 지도자인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등 중국을 이끄는 핵심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 관계자는 "리 총리와 그동안 경제 외적 부분에서 중단되거나 실행되지 않았던 모든 관계를 전면적으로 정상화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얘기가 아주 명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방중을 사자성어로 '역지사지'(易地思之)와 '관왕지래'(觀往知來·과거를 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로 압축했다.
그는 "역지사지는 문 대통령이 모든 계기에 썼고, 시 주석도 적극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번에 세 번째로 열린 한중정상회담이 당초 1시간10분가량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확대·소규모 회담을 합쳐 140분 정도로 늘어난 것, 국빈만찬 등을 합쳐 연이어 5시간가량을 두 정상이 함께 보낸 것을 언급하며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양국 정상이 서먹함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충칭에 있는 광복군사령부 청사를 비롯, 중국 내 한국독립운동 사적지의 전면 복원 문제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는데 시 주석은 그 자리에서 흔쾌히 약속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번 방중은 양국기 공유한 역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동북아 평화 구축과 관련해서는 한중 정상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한 비핵화 목표 달성,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남북 관계개선 등 '4대 원칙'에 합의한 것을 언급하며 "지난 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말한 한반도 정책의 5가지 원칙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상간 논의에서 아주 구체적인 대북압박을 위한 중국의 역할까지는 합의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해선 중국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언급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안을 협의하지는 않았지만 두 정상이 북한의 참가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평창 올림픽 때 가급적 참석하겠다고 했으며 만약 못 올 경우 고위급 대표단을 꼭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 문 대통령이 방중 기간에 중국 측 관계자 없이 외부 식당에서 식사한 것을 두고 '홀대론'을 제기된 것과 관련, 다른 관계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 와서 우리와 한 번 밥 먹었고 문 대통령이 미국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혼밥'으로 프레임을 잡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