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화두는 '적폐청산'
올해의 사자성어 '파사현정'… 화두는 '적폐청산'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2.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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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1천명 조사… "적폐청산 제대로 이뤄져야"
교수신문이 대학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파사현정'이 선정됐다. (사진=교수신문 제공)
교수신문이 대학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파사현정'이 선정됐다. (사진=교수신문 제공)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됐다. 한국 사회가 '적폐청산'에 제대로 성공하는 것을 희망하는 의미다.

교수신문은 전국 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이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를 잘 표현할 만한 사자성어로 파사현정이 뽑혔다고 17일 밝혔다.

파사현정은 원래 사견(邪見)과 사도(邪道)를 깨고 정법(正法)을 드러낸다는 뜻으로, 불교에서 유래해 사회일반의 통용어로 자리 잡은 말이다.

당초 이는 불교 삼론종의 기본교의이며, 삼론종의 중요 논저인 길장의 '삼론현의'(三論玄義)에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파사현정을 올해의 고사성어로 추천한 최경봉 교수는 "사견과 사도가 정법을 짓누르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올바름을 구현하고자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함께 파사현정을 추천한 최재목 교수는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져 파사(破邪)에만 머물지 말고 현정(顯正)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사현정은 응답자 1000명 가운데 34%(340명)에게 선택을 받았다. 파사현정을 선택한 교수들은 새 정부의 개혁이 좀 더 근본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한 목소리로 희망했다.

권영욱 성균관대 교수(화학과)는 "이전 정권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절차와 방법으로 국정을 운영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를 단절한 것은 '파사'이며 새로이 들어선 정권은 '현정'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 뒤를 이어 올해의 사자성어 순위에 오른 후보들도 '적폐청산'이란 화두를 담고 있었다.

응답자 18.8%의 선택을 받아 올해의 사자성어 2위에 오른 '해현경장'(解弦更張)은 중국 한나라 때의 박사인 동중서가 무제에게 올린 '현량대책'(賢良對策)에서 유래된 것으로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을 갖고 있다.

해현경장을 추천한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국정의 혼란스러움이 정리되고 출범한 새 정부가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들고 바르게 운영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사자성어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물이 빠지자 바닥의 돌이 드러난다'는 뜻의 '수락석출'(水落石出)이 3위 △명나라 사신이 선조에게 유성룡을 추천하면서 '국토를 재건할 것'이라 한 데서 유래된 '재조산하'(再造山河)가 4위 △'환골탈태'(換骨奪胎)가 5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