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널티, 부실한 인사시스템 드러나
한국맥널티, 부실한 인사시스템 드러나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7.12.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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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해고 결정, 하루만에 수차례 번복
대주주간 인사권 갈등설 등 해석 분분
홍보담당자 거짓 해명...감추기에 급급
한국맥널티 사옥.
한국맥널티 사옥.

코스닥 상장기업 한국맥널티가 CEO의 거취와 관련한 인사발령을 하루에 수차례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맥널티는 지난 14일 오전 9시경 커피사업부 사장을 계약해지 한다는 인사발령을 냈다. 이후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 ‘해당 인사발령은 오류로 발송됐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첫 번째 번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약 한 시간 후 다시 뒤집혔다. CEO 계약해지가 유효하다는 공지가 돌았다. 결국 오후 5시가 가까워지면서 CEO 계약해지 건은 최종 무효화 됐다.

최초 CEO 해고를 공지한지 9시간도 되지 않아 3번이나 의사결정이 번복된 것이다.

한국맥널티 관계자는 이와관련 “의사소통에 오류가 생겨 일어난 일”이라는 공식입장과 함께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의사결정 번복에는 원인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대주주인 이은정 한국맥널티 대표와 대주주의 인사권 갈등이 노골화 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

지속적 성장을 원하는 대주주가 검증된 인물을 CEO로 영입해도 이 대표가 실질적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CEO가 자주 바뀐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맥널티는 지난해 9월 오리온 부사장과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김 모씨를 커피사업부 사장으로 영입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그는 임기를 채 1년도 못채우고 회사를 떠났다.

게다가 이번에는 취임 100일도 되지 않는 커피사업부 사장에 대한 인사발령 번복 문제가 불거지자 업계에서는 인사권을 둘러싼 갈등이라는 해석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기업 내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CEO 관련 인사발령이 번복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라며 “한국맥널티가 코스닥 상장사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경영컨설턴트는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상장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인사시스템이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회사 측의 거짓 해명도 문제다.

지난 14일 오후 3시경 본지와 통화한 이 회사 홍보담당자는 “의사소통에 작은 문제가 생겨서 일어난 일”이라며 “계약해지는 없었던 것으로 일단락 됐다”고 재차 확인했다. 하지만 추후 확인 결과 기자와 통화했을 당시에는 이미 2번째 의사결정 번복으로 CEO 계약해지가 결정된 상황이었다.

한 외국계 기업 홍보담당자는 “기업 위기대응의 첫 번째 덕목은 진정성”이라며 “감출수 있을 것 같아도 결국 드러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 경우 대중의 비난과 마주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한국맥널티
사진/한국맥널티

[신아일보] 신승훈 기자 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