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여파로 1400조 가계 빚 이자부담 가중
美 금리인상 여파로 1400조 가계 빚 이자부담 가중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7.12.1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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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가구 중심 연체 늘어 가계부채 부실로 이어질 우려
대출금리 1% 상승하면 고위험가구 2만5000가구 늘어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은행에 담보대출 금리인하 관련 문구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은행에 담보대출 금리인하 관련 문구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서 1400조원이 넘는 빚을 보유한 가계의 이자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미국 연준까지 가세하면서 전체 부채 보유가구 중 12%에 달하는 위험가구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나 가계부채 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과 보험사,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은 무려 10조1000억원이나 늘어났다.

한은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신용잔액은 지난 9월말 기준 1419조1천억원으로, 2014년 9월 말 이래 362조7000억원(34.3%) 증가했다.

아울러 10월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 증가액 9조9000억원과 11월 10조1000억원을 더하면 1450조원에 달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에 속도가 붙을 경우 한국 가계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해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이는 가계지출 감소로 이어져 소비 위축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위험가구를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나면 가계부채 부실화가 속도를 내면서 실물시장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연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릴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국내 대출금리 상승세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가팔라지면 고위험가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고위험가구는 2만5000 가구 늘어나지만, 대출금리가 1.5%포인트 오르면 고위험가구는 6만 가구나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취약차주의 부채는 금리 상승 등 대내외 충격에 의해 지난 6월말 현재 80조원을 넘어섰다. 대출 규모는 전체 가계대출의 6.1% 수준이고 작년 말과 비교하면 6개월 동안 1조9000억원 늘었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신용 7~10등급)이나 저소득(하위 30%)에 해당하는 차주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한은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체금리 산정체계 개편, 원금상환 유예 등의 내용을 담은 취약·연체차주 지원방안을 이달 내 발표할 계획이다.

또 금리인상기에 대비해 가계대출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