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李대통령 ‘개성공단 발언’ 맹비난
北, 李대통령 ‘개성공단 발언’ 맹비난
  • 최경녀기자
  • 승인 2008.09.2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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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동신문, ‘대통령에 막말’ 생떼질 즉각 중단하라”
북한 노동신문은 21일 이명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내에 기숙사를 지으면 북측 근로자들이 노사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개성공업지구사업 마저 파탄시키자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엉뚱한 훼방질’ 제하의 단평에서 “(이 대통령이) 우리측 노동자 숙소문제를 꺼내자 대규모의 노동자 숙소를 만들면 집단화에 따른 노사갈등이 생겨날 수 있다느니 뭐니 하며 노사분규 가능성 문제를 들고 나왔다”며 “개성공업지구사업을 구실이 없어 깨지 못하는 자의 수작질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어 “개업공업지구와 관련된 문제에서 그 무슨 노사갈등 같은 것을 들고나오는 것은 우리에 대한 모독으로서 용납될 수 없다”며 “문제는 노사갈등 운운이 그따위 당치 않은 구실을 내대고 이제 남은 개성공업지구사업마저 파탄시키자는 것이라는데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함께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무지를 드러낸 반통일적인 궤변’이라는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남협력 사업의 성격과 특수성도 모르는 반통일적 궤변”이라며 “북과 남의 화해와 단합을 반대하는 극악한 반통일 역적만이 내뱉을 수 있는 망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충남 천안에서 개최된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공단 내에 기숙사를 지을 경우 근로자들이 집단화 해 노사갈등 및 체제간(남북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며 개성공단 숙소 건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21일 개성공단에 기숙사를 설치할 경우 노사 갈등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 북한 노동신문이 이 대통령을 ‘역도’로 표현하는 등 맹비난한 것과 관련, 생떼질과 저속한 비난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 노동신문은 북한 당국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하는 기관지인데, 논조가 왜 그리도 천박하고 저속하냐”며 “길거리에 뿌려지는 삐라도 이처럼 저속하진 않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차 대변인은 또 “이명박 대통령은 북측이 입이 닳도록 외치는 같은 민족인 5천만 남한국민의 대통령이고, 북측이 금강산에서 선량한 남한 시민에게 총질을 해댔는데도 넓고 크게 생각해서 6.15정신과 10.4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분명히 발언한 분인데, 역도라느니, 수작질 한다느니 이래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북측이 당국에 충성하고 당 간부와 혈통이 닿는 사람만 뽑아서 개성공단에 보내고, 그 사람들은 일거수일투족 북한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고, 월급을 상당 부분을 북한이 떼어 간다는 사실을 생각 있는 남한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며 “기숙사까지 지어주면 북한 당국이 조정하는 집단 수용소가 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딱 맞는 이야기를 ‘반통일’이라고 쏴대는 순간 스스로가 ‘통일’이라는 신성한 단어를 오염시키고 있으며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간다는 것을 모르느냐”며 “북한 정권은 그동안 협박하고 생떼 쓰면 그럭저럭 들어주는 남북관계에 익숙해 왔지만, 이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게 중도를 지키듯 북측도 남한의 대통령에게 중도를 지키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엉뚱한 훼방질’이라는 단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개성공업지구사업을 구실이 없어 깨지 못하는 자의 수작질이 아닐 수 없다”며 “리명박 역도의 반민족적인 과점과 사고방식이 계속되는 한 북남관계에서 그 무엇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