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전제조건 없는 첫 만남"… 틸러슨, 파격 제안 발표
"北과 전제조건 없는 첫 만남"… 틸러슨, 파격 제안 발표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12.13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先대화→後비핵화 로드맵' 전략… "날씨 얘기라도 괜찮아"
도발 '휴지기'도 제의… "대화 도중 北추가 도발은 없어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사진=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사진=AP/연합뉴스)

미국 국무부가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면서 협상 착수를 위해 ‘무조건적 회동’에 나서겠다는 파격적인 내용의 제안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기존에 북·미 대화를 위해 내걸었던 조건을 일단 접어두고 북·미가 대화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보자는 의미여서 북한 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 기조연설 후 문답에서 "우리는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면서 "그냥 만나자. 북한이 원한다면 우리는 날씨 얘기를 할 수 있다. 사각 테이블인지, 둥근 테이블인지에 흥미를 갖는다면, 그것에 관해 얘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 우리는 어디로 나아갈지를 다룰 로드맵을 펼칠 수 있다"며 "핵·미사일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즉, 틸러스 장관은 북·미가 가벼운 형식으로라도 첫 대화를 시작한 뒤 점차 핵 문제 등 심도 있는 의제에 대해 논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회동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북한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첫 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외교적 노력들을 계속할 것"이라며 "북한은 대화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핵 실험이나 미사일 추가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만약 대화 도중에 시험이나 추가 도발을 한다면 대화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대화를 하려면 일정 기간 휴지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틸러슨 장관의 제안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충분한 협의 및 동의를 거쳐서 나온 것인지는 확인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