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이프가드 땐 삼성·LG 세탁기 수출 ‘반토막’
美 세이프가드 땐 삼성·LG 세탁기 수출 ‘반토막’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2.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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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현지공장 운영엔 차질 없을 것”…트럼프 대통령에 권고안 제출
미국 현지의 한 대형전자제품 판매장에 삼성전자 및 LG전자 세탁기들이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현지의 한 대형전자제품 판매장에 삼성전자 및 LG전자 세탁기들이 전시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조치제한) 권고안을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세탁기 수출이 50%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4일 세탁기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해당 권고안은 향후 3년간 매년 120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입에 한해 50% 관세를 추가 부가한 뒤 2년 차에는 45%, 3년 차에는 40% 등을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이다.

ITC는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이 권고안을 적용하면 세탁기 수입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미국 세탁기 산업의 판매량, 매출, 영업이익 등이 지난해 대비 상당히 증가하고 판매가격도 약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C의 경제모형에 따르면 120만대 TRQ를 적용할 경우 세탁기 수입 물량이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고 수입 세탁기 가격은 거의 3분의 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C는 월풀이 요청한 전체 수입에 대한 50% 관세가 과하고 소비자와 유통업체에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어 채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과 LG가 대안으로 내놓은 TRQ가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했지만 삼성과 LG가 제시한 145만대는 너무 많다고 봤다. 145만대는 미국의 세탁기 수입이 정점을 찍고 자국 세탁기 산업의 영업적자 또한 최고에 달했던 지난해 수입 물량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TC가 선택한 120만대는 세탁기 수입이 급증하기 전인 지난 2012~2014년 평균 수입 물량을 바탕으로 산정했다.

한편, ITC는 5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부품에 대해서는 첫해 50%를 부과하고 2년 차에는 7만대 45%, 3년 차에는 9만대 40% 등의 관세를 부과하는 TRQ를 권고했다.

ITC는 “이는 최근 연도에 애프터서비스와 수리 용도로 수입한 부품 1만6000대에 삼성과 LG가 현지공장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유분을 더한 것”이라며 “세이프가드가 삼성과 LG의 현지공장 건설 계획에 별 차질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