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러시아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 흥행 직격탄
IOC, 러시아 평창올림픽 출전 금지… 흥행 직격탄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7.12.0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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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국가 사용금지…금메달 따도 '올림픽 찬가'만
메드베데바 "러시아 국기 없이 평창 출전 안 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IOC 집행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5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IOC 집행위원회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에 철퇴를 내리면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들이 갈림길에 서게 됐다.

IOC는 6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했다.

IOC 조사위원회는 지난 17개월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자행된 러시아 선수단의 조직적인 도핑 조작 사건을 조사하고,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 제재를 권고했다.

다만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라는 개인 자격으로 개인전과 단체전에는 출전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들은 러시아란 국가명과 러시아 국기가 박힌 유니폼 대신 ‘OAR’과 올림픽 오륜기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다. 또 금메달을 따도 국가 대신 ‘올림픽 찬가’만 울리게 된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즉각 반발하면서 선수 개인 참가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알렉산드르 쥬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IOC 결정 직후 “자국을 대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올림픽 운동의 본질에 반하며 올림픽의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며 “이는 선수들에 의해 절대 용납될 수 없고 철저하게 모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주코프 위원장은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에서 개인 자격 출전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여기서 올림픽 참가조건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의는 12일에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 빅토르 안(안현수).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 빅토르 안(안현수). (사진=연합뉴스)

이번 IOC의 결정과 12일 러시아 결정에 따라 평창올림픽에서 유력한 ‘금빛 후보’로 꼽히는 선수들의 행보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먼저 쇼트트랙의 제왕으로 불리는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피겨요정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등이 평창을 찾지 못하게 됐다. 이들의 개인 자격 출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2011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6개나 획득한 쇼트트랙의 최강자다. 그러나 이번 IOC의 결정으로 출전이 불가피해졌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 이어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각각 3관왕에 올랐다.

내년에 33세인 그는 평창올림픽이 사실상 선수로 마지막 올림픽이다. 안현수는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했지만 이번 IOC의 결정으로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 피겨선수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 (사진=AFP/연합뉴스)
러시아 피겨선수 에브게니아 메드베데바. (사진=AFP/연합뉴스)

또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세계 1위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의 출전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메드베데바는 김연아의 은퇴 이후 세계 여자 피겨계 1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선수다.

여자싱글 역대 최고점(241.31점) 보유자인 메드베데바는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와 유럽선수권대회는 물론 2015-2016 시즌과 2016-2017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석권한 스타플레이어다.

메드베데바는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 직접 참석해 “중립국 선수 자격으로 러시아 깃발 없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개인 자격으로 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