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EU에 항복… 아일랜드에 미납세금 17조 낸다
애플, EU에 항복… 아일랜드에 미납세금 17조 낸다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12.05 2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 1분기부터 에스크로 계좌로 송금
애플사. (사진=연합/AFP)
애플. (사진=연합/AFP)

애플이 130억 유로 한화로는 16조7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미납 세금을 아일랜드에 물게 됐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파스칼 도나후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애플이 내년 1분기부터 유럽연합(EU)이 부과했던 탈세 추징금 130억 유로를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브뤼셀에서  "에스크로 펀드의 원칙과 운영과 관련해 애플과 합의에 도달했다"며 "애플이 내년 1분기부터 에스크로 계좌에 돈 전송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크로는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삼자가 자금을 보관하도록 한 제도다.

앞서 EU는 애플과 같은 거대 IT기업들이 회원국의 도움이나 묵인 아래 거액의 세금을 탈세했다며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바 있다.

EU는 3년간 조사가 이뤄진 뒤에 아일랜드가 1991∼2007년 애플에 파격적인 세율을 적용해 특혜를 줬다고 결론내렸다.

조사를 맡은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아일랜드법인 세율이 12.5%인데 반해 애플은 2003년 1%, 2014년에는 0.005%의 매우 낮은 세율의 세제혜택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후 EC측은 아일랜드에 2017년 1월3일까지 애플로부터 정당한 세금을 되돌려 받으라고 명령했으나 아일랜드 정부가 차일피일 미루자, 지난 10월4일 아일랜드 정부를 법원에 제소했다.

아일랜드 정부가 미뤄왔던 이유는 세계 각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EU 내 가장 낮은 수준인 법인세율을 유지하고 있는 정책에 타격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측은 이날 성명을 내 "우리는 전문팀을 구성해 아일랜드와 함께 EC가 지시한 대로 부지런히,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EU 보통법원이 모든 증거를 검토하면 이 결정을 뒤집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