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 중 7명 생존… 실종자 찾기 위해 야간수색 돌입
사고 선박 영업허가·출항신고 등 정상적으로 이뤄져
해경 "영흥대교 교각 사이 수로 운항 중 충돌 가능성"
文 대통령, 해경 현장 도착 19분 만에 첫 보고 받아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와 급유선이 충돌해 낚싯배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13명이 숨지고 선장과 승객 등 2명이 실종됐다.
해경은 선체인양을 통해 선내 수색을 진행했으나 실종자 2명을 발견하지 못해 야간 수색을 진행하기로 했다.
3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오전 6시9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대교 남방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 선창1호(9.77t)가 급유선 명진15호(336t)와 충돌해 전복됐다.
당시 낚싯배에는 선원 2명과 승객 20명 등 모두 22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모두 낚싯배가 전복되면서 선체 내에 갇히거나 바다에 빠졌다. 해경은 뒤집힌 낚싯배 안에 14명이 갇혔고, 8명은 바다에 빠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가 나자 승객 중 한 명이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했고, 해경의 고속단정은 112신고가 접수된 지 3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그 사이 낚싯배와 충돌한 급유선 명진15호의 선원들은 바다에 빠진 낚싯배 승객 4명을 먼저 구조했다.
이후 해경과 해군은 함정 39척과 항공기 8대를 속속 사고 해역에 출동시켜 현장에서 16명을 추가 구조했다.
그러나 바다에 빠진 선장 A씨와 승객 B(57)씨는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배 안팎에서 발견된 승선원 20명 중에서는 의식불명 상태에 있던 이들 중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총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13명은 30대 1명, 40대 8명, 50대 3명, 60대 1명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명의 생존자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선체 안에서 발견된 14명 중 11명이 숨졌고, 바다에서 표류하다가 발견된 6명 중에는 2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경우 현지 해역의 물살이 강하고 겨울철 수온이 차가웠기 때문에 더욱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사고는 오전 6시 낚시객을 태운 사고 선창1호가 인천 영흥도 진두항을 출항해 연안 쪽으로 낚시를 위해 이동 중 9분 만에 일어난 것이다.
해경은 두 선박이 영흥대교 교각 사이의 좁은 수로를 통과하려다가 충돌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당시 바다에는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아직 동이 트기 전이었지만 출항 신고 등 선창1호의 운항 준비 과정에선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경은 밝혔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선창1호는 손님 정원 20명을 준수했고 낚시객도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등 현재로써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해경은 일단 실종된 2명을 찾는 데 주력하는 한편, 급유선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사고 해역에는 크레인 바지선이 도착, 낚싯배 인양작업을 벌였다. 해경은 오후 4시 43분께 선체 인양을 완료 하고 선내를 수색했지만 실종자는 선체 내부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해경은 해군과 유관기관 등 전 세력을 동원해 야간 수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전 문제를 고려하여 민간 어선 등 소형 선박을 제한하고 항공기를 동원, 조명탄을 투하, 8개 섹터를 계속 수색할 예정이다.
또한 4일 날이 밝을 때까지 실종자가 발견되지 못할 경우 표류 예측 시스템에 의한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구조대를 투입해 계속 수중수색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낚싯배 전복 사고로 청와대에는 긴박감이 흘렀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9분 인천해경에 사고 신고가 접수된 지 52분 만인 오전 7시 1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으로부터 1차 보고를 받았다.
오전 6시 42분 인천해경 영흥파출소 소속 경비정이 최초로 현장에 도착한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19분 만에 문 대통령에게까지 사고 발생 사실이 보고된 것이다.
첫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해경 현장 지휘관의 지휘 하에 해경, 해군, 현장에 도착한 어선이 합심해 구조작전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했다.
이후에도 문 대통령은 보고를 받을 때마다 필요한 조치를 주문하고 오전 9시 25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도착, 임종석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으로부터 추가 보고를 받은 뒤 대책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생존자들이 안전 조끼를 입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아직 생존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까 마지막 한 명까지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수부는 이날 오전 7시40분께 어선사고 위기단계 심각단계를 발령하고, 중앙사고수습 본부를 설치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선 실종자 수색에 집중한 뒤 중앙안전해양심판원, 해경 조사 등을 거쳐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용만 기자 polk88@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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