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에 벌어진 최악의 낚싯배 사고… 인명피해 컸던 까닭은?
짧은 시간에 벌어진 최악의 낚싯배 사고… 인명피해 컸던 까닭은?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7.12.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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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수온, 저체온증으로 생존 확률↓
물살 강해 사고 이후 표류자 발견 난항
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으며, 사고 해상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해경)
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영흥대교 남방 2마일 해상에서 낚싯배가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으며, 사고 해상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해경)

3일 인천 영흥도 해역에서 발생한 낚싯배 사고는 지난 2015년 추자도 해상에서 18명의 인명피해(15명 사망·3명 실종)를 낸 돌고래호 전복사고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로 기록됐다.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9분께 인천시 옹진군 진두항 남서방 1마일 해상에서 낚시 어선 선창1호(9.77t)는 급유선 명진15호(336t급)과 충돌한 뒤 전복됐다.

선창1호는 이날 오전 6시 영흥도 옹진군 진두항에서 출항한 지 9분 만에 충돌 사고를 냈다.

신고 접수 15분 뒤부터 해경 헬기와 경비정 등 구조세력이 속속 현장에 도착했고 구조된 낚시객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10명이 넘는 사망자를 포함해 사상자는 20명에 달했다.

여기에 2명은 오후 3시 현재까지도 실종 상태다.

선창1호의 인명피해가 큰 것은 현지 해역의 물살이 강하고 겨울철 수온이 차가웠기 때문이다.

진교중 전 해군해난구조대(SSU) 대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인명피해는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저체온증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진 전 대장은 "해수 온도가 낮기 때문에 갑자기 물에 빠지면서 체온이 급격히 저하됐고 저체온증으로 인한 의식불명 그다음에 사망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현지의 강한 물살 때문에 낚시객들이 사고 지점에서 바로 발견되지 않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것도 인명피해를 더한 요인으로 꼽힌다.

바닷물은 차가운데 표류자를 즉시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해경 교범에 따르면 해수 온도가 섭씨 10도 미만 일때는 2시간 이내에 구조해야 하고, 4시간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진다.

이날 선창1호 출항 당시 기상 상황은 북서풍, 풍속 8~12m, 파고 1.~1.5m, 시정 1마일(1.6㎞)로 비가 내리기 직전이어서 날씨가 흐렸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고 당시 바람도 초속 7∼8m로 다소 강하게 불었던 것 것으로 보인다. 다만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는 아니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한편 해경은 이날 선창1호는 승객 정원 20명을 꽉 채워 운항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선창1호는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영업 중이었고 출항도 정상적인 신고를 거쳐 이뤄졌다는 것이 해경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