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 ‘공급과잉’ 지속될 듯
세계 철강 ‘공급과잉’ 지속될 듯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2.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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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연간 수출량 24배 규모…국내 철강산업 ‘고민’
美·中 이견 차…보호무역 확대 등 해결책 불투명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물량이 우리나라 연간 철강 수출의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요 철강 수출국들이 모여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기본 원칙에 합의했지만 국가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이라 이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일 ‘철강 글로벌 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철강 공급과잉량은 7억3700만t으로 추산됐다. 이는 철강산업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며 같은 기간 우리나라 철강 수출량의 약 24배다.

지난해 주요 국가별 철강 수출은 중국이 1억750만t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4050만t △러시아 3110만t △한국 3050만t △유럽연합(EU) 2910만t 등 순이었다.

이 같은 철강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33개국은 지난해 12월 철강 글로벌 포럼을 출범했다.

이에 포럼은 지난달 30일 독일 베를린에서 장관급 회의를 하고 공급과잉 현황과 해결 방안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채택했다.

33개 회원국의 철강 생산능력은 총 20억3140만t으로 지난 2014년보다 2.1% 감소했지만 2010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높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특히 주요 기업들이 발표한 생산능력 확장 계획이 실현되면 오는 2020년 공급과잉이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 생산능력은 중국이 10억7333만t으로 가장 많았고 △EU 2억2357만t △일본 1억2994만t △인도 1억2644만t △미국 1억1323만t △러시아 8787만t △한국8074만t 등이었다.

EU(-1178만t), 중국(-5518만t), 일본(-270만t) 등은 2014년보다 생산능력이 줄었지만 인도(1648만t), 인도네시아(120만t), 멕시코(295만t), 브라질(404만t) 등 신흥국은 증가했다.

포럼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하기 위한 신속하고 실질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한 기본 원칙에 합의했다.

기본 원칙은 시장 기능 강화, 시장을 왜곡하는 보조금 등 정부 지원 제한, 민간기업과 국영기업 간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구조조정 등을 통한 과잉 생산능력 감축 장려 등이다.

그러나 회원국들이 포럼의 권고를 제대로 이행할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포럼에서 지난해부터 구조개혁을 통해 과잉 생산능력을 1억t 이상 줄였다며 나머지 국가들이 그냥 지켜보는 동안 중국만 희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미국도 포럼이 철강 공급과잉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데 충분하지 않다며 보호무역을 계속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의 철강산업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올해 글로벌 공급과잉이 해소된 측면이 있지만 아직도 공급과잉이 여전히 문제라고 보고 있다.

산업연구원도 ‘2018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신흥국의 생산 확대 등 공급과잉과 보호무역주의 확대가 철강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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