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비난 과도, 매우 걱정된다"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 비난 과도, 매우 걱정된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12.0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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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독립 재차 강조… '적폐수사' 비난 대응
김명수 대법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이일규 전 대법원장 서세 10주기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이일규 전 대법원장 서세 10주기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명수(58·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이 최근 법원의 재판 결과에 따라 일고 있는 사법부 비난에 대해 "매우 걱정된다"는 우려를 표했다.

김 대법원장은 1일 대법원에서 열린 효암(曉庵) 이일규 10대 대법원장의 서세(逝世) 10주기 추념식에서 추념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하며 "재판의 독립을 지켜내는 것이 대법원장의 첫째가는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은 최근 '적폐청산' 수사를 받는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기각과 구속된 피의자가 석방되는 일이 반복되자 일각에서 비난이 쏟아지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법관이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재판하도록 사법부 독립을 수호하는 것은 숭고한 사명"이라며 "요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 결과를 과도하게 비난하는 일이 일어나는데 이는 헌법정신과 법치주의의 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전 대법원장이 1990년 퇴임 당시 밝혔던 '재판의 독립은 법관 자신이 정립해야 한다'는 지론도 재차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2직접적이고 직설적인 권력의 간섭이나 강압은 군사독재시대의 끝과 함께 자취를 감췄지만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마치 그러한 영향력이 있는 듯 가장하려는 시도들은 아직도 존재하기 때문에 ‘법관의 독립’은 여전한 화두"라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여론을 가장해, 때로는 이른바 전관예우 논란을 이용해, 때로는 사법부 주요 정책 추진과도 연계해 재판의 독립을 흔들려는 시도가 있다"면서 "이러한 어지러운 상황에서 재판의 독립을 지켜내는 것이 대법원장의 첫째가는 임무"라고 주장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부 내부에서의 법관의 독립이 중요하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제도적인 방안도 모색해야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동료 법관으로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어떤 부당한 압력도 선배들이 든든히 막아주리라 믿을 수 있게 된다면, 서로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법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