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묘지 벌초 나선 섬마을 예비군 중대장
무연고 묘지 벌초 나선 섬마을 예비군 중대장
  • 여수/이강영기자
  • 승인 2008.09.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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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 초도출장소 예비군 중대장과 장병들 300여기 벌초 대행
삼산면 초도리 김장수 예비군 중대장을 비롯한 장병들이 추석을 맞아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무연고 묘지 벌초에 나서 잔잔한 미담이 되고 있다.

김 중대장과 장병 5명은 삼산면 초도리 공동묘지에 언제부터인가 무연분묘가 늘어 300여기가 넘게 되자 사비로 예초기를 구입해 벌초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1일부터 추석전날까지 약 10여일간 300여기가 넘는 무연고 분묘 벌초와 공동묘지 진입로 및 주변잡목을 제거했다.

이번에 벌초에 나선 지역은 일반 공동묘지처럼 시야가 확보된 곳이 아니라 수풀과 잡목이 우거진 숲속이라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이다.

김 중대장은 “추석 대명절을 맞아 조상을 찾아 성묘를 하는 것이 우리의 오랜 전통이었으나, 섬지역의 특성상 자주 찾기가 힘들고 주민들도 고령이어서 벌초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 대행하게 됐다”고 밝히고 “오랫만에 고향을 찾아온 귀성객들이 깨끗하게 정비된 조상의 묘에 성묘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김장수 중대장은 육군보병학교 상무대 훈육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소령 예편했으며, 올해 7월 1일자 삼산면 초도리 예비군중대장으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들은 공동방역, 청소 등 마을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궂은일을 마다않고 솔선해 주는 중대장과 부대원들이 있어 든든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