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성·새벽 3시' 선택한 北 의도는?
'평성·새벽 3시' 선택한 北 의도는?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1.29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양 북쪽 평성 일대서 발사 처음… 시간대 이례적
기습 능력 과시·한미 사전탐지 능력 점검하려 한 듯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동해안에서 실시된 육해공 미사일 합동정밀타격훈련에서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동해안에서 실시된 육해공 미사일 합동정밀타격훈련에서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북한이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가운데 발사 시간과 장소가 기존과는 다른 '기습도발'을 선택해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이날 오전 3시17분경 평남 평성 일대에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이 시간대에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처음이며, 발사 장소도 기존과는 달랐다.

이번 미사일 발사 장소는 평양 북쪽 30km에 있는 평성 일대의 개활지로, 이곳에서의 미사일 발사는 처음이다.

이를 두고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TEL)를 통해 어디서든지 도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총 11차례의 미사일 도발 과정에서 평안남도 북창, 강원도 원산, 자강도 무평리 등 장소를 옮겨 가며 기습 능력을 과시해왔다. 

지난 7월4일 화성-14형 1차 발사는 오전 9시40분 평양 서북방 110㎞의 평북 방현에서였다.

7월28일 2차 발사는 오후 11시41분 자강도 무평리에서였다.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은 8월29일 오전 5시57분 평양시 순안에서 발사했고 이어 9월15일은 오전 6시57분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했다.

화성-14형의 1·2차 발사 때는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해 발사 장소로 옮긴 다음 지상거치대에 세워 발사했으며 화성-12형은 지난 9월15일 처음으로 TEL에서 발사했다.

북한이 이처럼 발사 장소와 시각을 바꿔가며 도발을 하는 것은 한미정보자산에 최대한 노출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습발사 효과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기습적인 발사로 한국·미국·일본 등 주변국을 긴장하게 하고 능력을 과시하려 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벽시간을 선택한 것은 미국의 요격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TEL을 이용해 장소를 옮겨가며 미사일을 발사하면 정찰 자산을 통한 예측범위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밤에는 위성 등으로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한국이나 미국에서 얼마나 사전 탐지가 가능하고 대비가 가능한지 점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 6분 만인 오전 3시23분 동해상으로 적 도발 원점까지의 거리를 고려해 지·해·공 동시 탄착 개념을 적용한 미사일 합동 정밀타격훈련을 실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사격훈련은 우리 군의 정찰감시 자산으로 적 도발징후를 포착하고 지속 감시하면서 대공경계 및 방어태세를 강화했다"며 "지·해·공 미사일 동시탄착(TOT) 개념을 적용한 합동 정밀타격으로 적 미사일 기지를 일거에 궤멸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실시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