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도달하고도 남아"… 北, 루비콘강 건너나
"워싱턴 도달하고도 남아"… 北, 루비콘강 건너나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1.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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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리가 처리"… 테러지원국 재지정 8일 만에 도발
고강도 추가 제재 결의 시도할 듯… "모든 선택 테이블 위"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동해안에서 실시된 육해공 미사일 합동정밀타격훈련에서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북한이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29일 새벽 동해안에서 실시된 육해공 미사일 합동정밀타격훈련에서 육군이 북한의 도발 원점을 고려해 지대지미사일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북한이 29일 미국 수도 워싱턴DC까지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4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이 대북 제재에 대한 고삐를 더 바짝 당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UCS)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는 UCS 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북한의 이번 미사일의 도달 고도가 4500㎞를 넘고 비행 거리는 1000km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 점으로 미뤄봤을 때 북한의 역대 최장거리 미사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 미사일이 도달 거리를 최대화하는 정상고도로 비행했을 때 사거리는 1만3000여km를 넘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미사일은 워싱턴DC에 충분히 도달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이 계산상으로는 미국 입장에서 북한이 루비콘 강을 건넌 것이나 다름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도발과 관련, "우리가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안은 우리가 다뤄야할 상황"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은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이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정한 지 불과 8일 만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 대한 반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 특사의 방북 결과가 '빈손'으로 결론나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북 제재·압박 강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북한 내부의 동요와 변화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미국·일본이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즉각 요청한 가운데, 미국은 안보리에서 대북 유류공급에 추가적인 제약을 가하는 등 고강도 추가 제재 결의 도출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러시아와의 이견으로 고강도 제재 도출이 여의치 않으면 북한과 거래한 중국 등 제3국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보이콧'카드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시험에 들게하지 말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정부는 추가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모든 선택지가 계속 테이블 위에 올려 있다"면서 "미국의 군사력이 가동되지 않도록 북한이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같은 전략이 북핵 해법의 궁극적 전략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거나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계속 높인다면 최종적으로 군사옵션이나 다른 선택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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