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北 ICBM급 미사일 53분간 1천㎞ 비행… 결코 용인 못해"
日정부 "北 ICBM급 미사일 53분간 1천㎞ 비행… 결코 용인 못해"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11.2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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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로 분리 낙하, 다탄두 가능성"… 긴급 NSC·각료회의 소집
아베 "北에 엄중 항의"… 미사일 파괴조치·대피경보는 가동 안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새벽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새벽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북한이 29일 새벽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 행위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에 대해 엄중 항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로프티드(lofted·고각) 궤도로 발사돼 4000㎞를 훨씬 넘는 고도에 도달했다며 역대 최장의 사거리를 가진 것으로 추정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오전 3시 18분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1발이 동해 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 행위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 북한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할 것"이라며 "납치, 핵, 미사일이라는 문제 해결 없이 북한에 밝은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이날 오전 방위성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전 3시 18분께 북한 서안에서 1발의 미사일이 동해로 발사돼, 약 4000㎞를 크게 넘는 고도에 이르렀다"며 "약 53분 동안 1000여㎞를 비행한 후 오전 4시 11분께 아오모리현 서쪽 방향 250㎞ 지점의 일본EEZ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도가 4000㎞를 훨씬 넘는다는 것은 통상보다 높은 고도로 발사하는 '로프티드 궤도(고각발사)'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비행 고도로 볼 때 ICBM급으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사일 비행거리는 고도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이번 미사일의 고도가 4000㎞를 넘어섰다는 것은 비행거리가 최대 1만㎞가 넘은 ICBM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또 북한이 발사한 이번 미사일이 다탄두일 가능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복수의 탄두를 동시에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의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개로 분리돼 낙하한 것으로부터 다탄두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NHK가 29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NHK가 29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관계 각료회의를 개최해 정보 수집과 대응을 협의하고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해 강고한 대응을 취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NSC에 참석하기 전 "평화적 해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짓밟고 폭거를 행한 것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도발 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압력을 최대한 높여갈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단결해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견고한 미·일 동맹 하에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 국민의 목숨과 평화로운 생활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파괴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이나 엠넷(긴급정보네트워크시스템)을 통해 국민들에게 속보를 전달하지도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미사일이 일본 영토·영해에 떨어지거나 상공을 통과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9월 15일에는 발사 확인 직후 관련 소식을 ‘국민 보호에 관한 정보’로 알리고 미사일이 통과한 홋카이도 등 12곳에는 대피를 당부했다. 당시 NHK도 J얼럿 등을 통해 전달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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