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시대, 유통업계 대응 분주
‘가성비’ 시대, 유통업계 대응 분주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11.2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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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衣·食 소비 성향 변화 적응해야 살아남는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청년층의 지갑이 얇아짐에 따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늘어나면서 유통가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1인 가구의 소득은 167만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3.51%(6만1000원) 감소했다. 2~4인 이상의 구성원을 가진 가구의 소득은 전년 대비 늘었지만 1인 가구의 소득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청년 장기실업자 비중은 되려 증가세를 보인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작성한 ‘OECD 회원국의 장기실업자 비중 비교’에 따르면 올해 1~9월 평균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실업자는 14만4000명이었다. 전년 대비 1만4000명 늘었다.

이같은 흐름은 삶과 가장 밀접한 의(衣)과 식(食)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에서는 작은 사치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GS25가 도시락의 가격대별 매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올해 4000원 이상 도시락은 2014년 대비 43%나 많이 팔렸다.

편의점 도시락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원료를 공급하는 업체의 매출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1~9월) 가정간편식 원료 분야에서 약 1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0% 성장한 것.

(자료=GS리테일)
(자료=GS리테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는 PB(Private Brand)가 하나의 필수적인 사업 분야로 자리잡았다. 이마트의 ‘노브랜드’로 대표되던 PB 열풍은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 GS슈퍼마켓의 ‘리얼프라이스’ 등으로 확산됐다.

의류 소비도 저가 제품 위주로 변하고 있다. 소설 커머스 업체인 티몬이 올해 10~11월 겨울 패딩 매출을 분석한 결과 5만원 미만 초저가 패딩의 매출이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특히 1만원대의 제품들은 전년 대비 39% 매출이 늘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은 화장품 소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백화점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화장품 구매가 가능한 H&B스토어는 최근 고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때문에 화장품 업체들도 H&B스토어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지난 3분기 실적이 감소했던 클리오의 경우 H&B스토어의 매출은 오히려 신장했다. 면세점 매출액은 50% 가까이 감소한 상황에서 H&B스토어의 매출은 140억원으로 46%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실업자 증가 등 각종 경제지표가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소비자들의 성향에도 변화가 생겼다”며 “업계도 이같은 흐름에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