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국 수출 증가세 1위…내년도 3%대 성장 가능할까
[초점] 한국 수출 증가세 1위…내년도 3%대 성장 가능할까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11.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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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 깜짝성장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장률 2위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당분간 수출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최저점을 기록해 수출 성장을 막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호조, 환율 하락세가 발목 잡나

2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월간 상품수출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증가세는 올해 들어 연중 주요국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9월 세계 교역의 약 90%를 차지하는 주요 71개국의 상품수출이 전년 대비 9.2% 증가한 가운데 한국은 전년 대비 18.5% 늘어 세계 10대 수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1위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9월 수출은 세계 평균 증가율(11.1%)보다 3배 이상인 35.0%나 증가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교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의 수출 호조세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새 정부가 들어서 편성한 11조3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성장세를 돕고 있다. 올해 3분기 정부소비 증가율은 2.3%로 2012년 1분기(2.8%) 이후 5년 반만에 최고 수준이다.

다만 최근 크게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수출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수출을 중심으로 한 경기 회복세와 북한 리스크가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이어지면서 원화가치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수출 중심의 개방형 경제라는 점에서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 경쟁력 약화라는 부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기준금리 상승 전망과 유가 상승세도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으로 논의된다.

◇내년도 3%대 성장?… 전망 엇갈려

올해 3% 한국 경제 성장률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3%대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에도 한국 성장률이 3%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9개사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 평균은 이보다 낮은 2.8%다.

한국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의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2.5%고, 한국은행은 2.9%로 전망했다.

한국이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3%대의 성장을 지속하면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넘을까…숫자에 의미두지 말아야

3%대 경제성장과 원화 강세 흐름으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은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경상성장률의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달러로 표시되기에 원/달러 환율도 주요한 요소다.

현재로써는 성장률보다 환율 영향에 따라 3만 달러 달성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전망대로 3.0% 경제성장률을 달성한다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되는 원/달러 환율은 1109원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부터 급격한 원화 강세를 보이며 하락해, 지난 24일 종가 1085.40원이었다. 만약 원화 강세가 연말까지 계속 이어지고, 정부 전망보다 경제성장률이 올라간다면 3만 달러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2018년 및 중기 재정전망’에서 1인당 국민소득을 올해 2만9332달러, 내년 3만1058달러로 전망했다.

하지만 3만 달러는 그저 숫자일 뿐이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고, 실질적인 경제성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인천에서 열린 재단법인 여시재 포럼에서 “(3만 달러) 달성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그를 위해 환율 저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달성되면 좋겠지만,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이 체감하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질 높은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