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모스크서 최악의 폭탄테러 발생… IS소행 추정
이집트 모스크서 최악의 폭탄테러 발생… IS소행 추정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11.2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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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35명 사망… 이집트서 발생한 테러중 가장 큰 규모
테러가 발생한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 비르 알아베드 지역의 알라우다 이슬람사원 바닥에 희생자들의 시신이 즐비하게 놓여 있다. (사진=EPA/연합)
테러가 발생한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 비르 알아베드 지역의 알라우다 이슬람사원 바닥에 희생자들의 시신이 즐비하게 놓여 있다. (사진=EPA/연합)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 위치한 한 이슬람사원에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총격 테러가 발생해 최소 235명이 사망했다.

AP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집트 북시나이주 비르 알압드(Bir al-Abd) 마을의 한 모스크에 무슬림들의 금요 합동 예배가 진행 중일 때 총격과 폭탄 공격으로 현재까지 최소 235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130여명에 달한다.

이번 테러로 지난 2016년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사망자(226명) 수를 넘어서면서 최근 4년간 이집트에서 발생한 테러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날 시나이반도 북부 비르 알아베드 지역의 알라우다 모스크에서는 무슬림들의 금요 합동 예배가 진행 중일 때 큰 폭발이 일어났다. 엘라우다는 시나이북부 주도 엘아리시에서 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들이 모스크를 4륜 오토바이로 둘러싸고 모스크에 폭탄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차량에 불을 질러 도주로를 차단하고 공포에 질린 예배객들을 공격했다.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300여명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인근 소금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이 일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이집트지부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격 대상이 된 모스크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파가 자주 방문하던 곳이다. IS를 포함한 무장세력들은 믿음에 대한 문자적 해석이 적다는 이유로 수피파를 이단으로 규정해 왔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사건이 발생한뒤 긴급 안보 내각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사흘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국영 TV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악랄한 세력에 대응하겠다"고 말하며  "군과 경찰은 순교자들을 위해 복수할 것이며, 단기간의 무력 사용을 통해 안전과 안정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테러에 대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애도 성명과 비판도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는 테러를 용인할 수 없다"며 "예배를 보던 무고하고 방비가 안 돼 있는 사람들에 대한 끔찍하고 비열한 테러 공격"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테러가 "야만적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비열한 유혈 사태'의 피해자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집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시하며 "끔찍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에펠탑은 이를 애도하기 위해 자정에 소등될 것이라고 파리 시장이 전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