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서 2000년전 압독국 시대 목관묘 발견
경북 경산서 2000년전 압독국 시대 목관묘 발견
  • 강정근 기자
  • 승인 2017.11.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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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골·치아·팔뼈·정강이뼈 확인…다양한 유물도 출토
경산에서 나온 2000년 전 수장급 무덤.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산에서 나온 2000년 전 수장급 무덤. (사진=문화재청 제공)

2000년 전 경북 경산 일대를 지배한 압독국(押督國) 시대의 왕릉급 목관묘(木棺墓·나무널무덤)가 또 발견됐다.

23일 성림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경산하양택지개발예정지구 내 하양읍 도리리 115-5번지 일원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압독국 시대 왕릉급 무덤을 포함한 목관묘 2기를 발굴했다.

이 무덤은 기원 전후에 한반도 남부에서 유행한 통나무 목관묘로, 규모나 부장 유물이 동시대 다른 무덤을 압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발견된 무덤은 창원 다호리 1호 목관묘. 경주 조양동 38호 목관묘의 중간 단계 무덤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경산 압량면 일대에 있었던 고대 소국인 압독국의 왕이 묻혔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왕릉급 무덤으로 지목된 6호 목관묘에서는 피장자의 두개골과 치아, 팔뼈, 정강이뼈가 일부 발견됐다. 고대 목관묘에서 인골이 출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나무로 제작된 목관표는 동서 방향으로 놓였으며, 전체적으로는 ‘ㅍ’자 형태다. 통나무를 파서 시신을 안치한 뒤 나무 판재를 사방에 세웠다. 가로는 약 80㎝·세로는 280㎝인 직사각형이다.

무덤 내외부에서는 청동거울·청동검·철검·청동마(靑銅馬)·팔찌 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무덤 바닥에서 판상철부(板狀鐵斧·판 모양 쇠도끼) 26점도 드러났다. 연구원은 추가 조사를 통해 더 많은 유물이 발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목관이 상당히 약해진 상태라 문제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목관과 유물 가운데 한쪽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보존처리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무덤들은 북쪽에 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금호강이 흐르는 곳에 입지했다. 낙동강의 지류인 금호강 인근에서는 다수의 목관묘가 발견된 바 있다.

[신아일보] 경산/강정근 기자 jggang@shinailbo.co.kr